박병덕 사장“아토피 치료제로 대박 가려운 시장 긁어줬죠”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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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를 반드시 잡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호환(虎患)이나 마마(천연두)보다 더 무섭다’는 게 피부병 아토피다.

선진국병으로 불리는 아토피는 최근 30년간 환자가 3배가량 늘어났는데도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피부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네오팜’의 박병덕(41·사진) 사장은 이런 아토피와 지금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애경그룹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박사학위를 딴 ‘애경 1호 장학생’ 박사다.

“부모님께 부담을 지우기 싫어 무작정 애경그룹을 찾아가 장학금을 달라고 했습니다.”

당시 세제 등에 많이 사용되는 계면 활성제 관련 분야를 연구하던 터여서 애경그룹이 무시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도전이었다.

박 사장의 성공 이후 애경은 화공 계통 석박사급 연구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정규 제도를 마련했다.

박 사장은 의약품 개발용 고분자 화합물 개발기술로 박사 학위를 딴 뒤 애경그룹 중앙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런데 아토피가 그의 인생 진로를 바꾸었다.

“아들 셋 가운데 큰아들과 막내아들이 아토피로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아토피 치료제 연구에 나섰습니다.”

그는 세라마이드(피부 각질층을 구성하는 성분) 합성기술을 응용해 1998년 치료제 ‘아토팜’을 개발한 뒤 실험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0년 초 애경그룹에 아토피 치료제 전문생산기업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회사에서 선뜻 수락했고, 2000년 7월 직원 7명만 데리고 나와 회사를 차렸습니다.”

네오팜은 박 사장이 최대 지분(17.6%)을 보유하고 안용찬 애경 부회장(17.5%)과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12.6%) 등이 주요주주로 나선 사내 벤처기업.

사업은 기대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창업 이듬해인 2001년에 7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5년 만인 지난해에는 1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현재 국내 아토피 치료제 시장점유율 35%로 국내 유수의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를 물리치고 당당히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대만 영국 호주 일본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출길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18일 공모주 청약에서는 524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 사장은 성공 비결로 “시장에 맞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과 우수한 기술력,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고객 중심의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이내에 항염증제, 발모제, 신경세포재생 신소재 등을 내놓고, 중장기적으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의약품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오팜을 2010년까지 매출액 700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을 거두는 중견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피부 과학의 선도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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