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 급등에 예금·적금상품 앞다퉈 깨다

  • 입력 2006년 12월 25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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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뛰는 데 은행에 돈을 묻어둘 사람이 어디 있을까.'

예금과 적금을 깨거나 인출한 비율을 의미하는 예금 회전율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파트 값 급등의 영향으로 뒤늦게 주택마련에 나선 고객들이 예 적금상품을 앞다퉈 해약한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은행의 정기예금, 저축예금, 정기적금 등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1.4회로 한은이 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1985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회전율 평균값은 월 0.8회에 불과했다.

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예금 평잔(평균 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예금이나 적금을 깨거나 인출한 금액이 평잔보다 많다는 뜻이다.

예 적금 종류별 10월 회전율은 정기적금이 0.2회로 1998년 6월(0.2회)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정기적금 회전율이 0.2회 이상 올라간 것은 1985년 1월 이후 262개월 중 6개월 밖에 없다.

저축예금은 2.5회로 1998년 12월(3.5회)이후 최고치였다. 정기예금도 0.2회로 올해 4월(0.2회) 이후 6개월 만에 같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융전문가들은 저축성예금 회전율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올해 크게 오른 부동산 시장 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회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예 적금에 있던 자금이 투자용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10월에는 주식시장도 조용했고, 각종 설비투자도 큰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대부분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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