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행복찾기]코오롱 경산공장 “끊임없이 대화한다”

  • 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2분


코오롱 경산공장에는 노사 간 회의가 한 해 100여 회를 헤아린다. 10월 노경협의회에서 주관한 가을 등반대회에 참가한 임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사진 제공 코오롱 경산공장
코오롱 경산공장에는 노사 간 회의가 한 해 100여 회를 헤아린다. 10월 노경협의회에서 주관한 가을 등반대회에 참가한 임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사진 제공 코오롱 경산공장
경북 경산시 진량공단에 자리 잡은 코오롱 경산공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시설은 천연잔디구장이다. 잔디구장 앞에 들어선 4층짜리 ‘보람관’도 산뜻하다.

보람관에는 기숙사, 탁구장, 도서관, 헬스장, 바둑실, 식당 등이 한데 모여 있다. 잔디구장과 보람관은 이 공장 대화 문화의 결과물이다.

코오롱 경산공장에는 대화 채널이 다양하다. 주요 협의회만 11개. 이들 협의회에서 나온 “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보람관과 잔디구장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김용섭 경영지원팀장은 이 공장 대화 채널의 특징을 “빠르고 입체적”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어떤 목소리든 노사가 즉각 대응한다는 점에서 ‘빠르고’, 계층이나 성별, 업무에 따라 다양한 대화 틀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입체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공장에서 사실상 사장격인 공장장은 작업반장 이상의 전 직원들과 연 2회 일대일로 얼굴을 맞댄다. 간부급부터 막내 여사원까지 계층별로 그룹을 묶어 만나는 간담회도 연 2회.

여기에 주 1회 노경(勞經) 다과회 모임, 월간 안건 협의회, 정기 노경 간담회, 노경 합동 워크숍, 대의원회의, 고충처리위원회 등이 열린다.

연간 열리는 노사 회의들이 줄잡아 100번을 웃돈다. 회의가 너무 잦은 것은 아닐까.

이지형 공제회(노조 역할) 회장은 “회의는 짧게 하고 대응은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대화 틀은 삼각 구조다. 경영진과 근로자의 직접 대면, 근로자와 공제회 간 회의, 공제회와 경영진의 만남 등이다.

이런 구조는 특히 위기 때 소통과 이해를 돕는다.

코오롱 경산공장은 2004∼2005년 중국 업계의 스판덱스 공급 과잉으로 150여 명을 감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영진은 공제회에 감원 이유를 설명하는 한편 직원들과는 얼굴을 맞대고 재고용을 약속했다. 근로자들은 공제회와 대안을 모색했고, 공제회와 경영진은 유급휴직 및 타부서 재배치를 최종 선택했다.

또 회사 측은 에어백 공장을 증설해 2개월 만에 휴직을 끝냈다.

이 회사의 대화 통로는 통근버스에서부터 작업장, 회의장 등 어디에나 마련돼 있다. 전사 위원, 부대표위원, 고충처리위원 등이 늘 함께하는 동료들이기 때문이다.

강성 노조가 있을 때와 노사 소통이 원활할 때 무엇이 달라질까.

과거 강성노조가 있던 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용섭 경영지원팀장은 노조가 회사와 대립적인 공장에서 녹물이 나오면 이내 “후생이 이게 뭐냐”며 문제 해결보다는 갈등요인이 되지만 경산공장에서는 ‘노동자→고충처리위원회→노경협의회’의 절차를 통해 빠르게 문제가 해결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명분에서 실리, 3자 개입에서 우리끼리, 닫힘에서 열림 등이 노사 대화 문화의 특징”이라고 그는 말했다.

경산=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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