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급준비율 16년만에 인상…은행대출 어려워진다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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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등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성 은행예금에 적용되는 지급준비율이 현행 5.0%에서 다음 달 23일부터 7.0%로 오른다.

은행 지준율이 인상되는 것은 1990년 2월 9일 이후 16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넘치는 시중자금(유동성)을 빨아들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준율 조정안건’을 의결했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앞으로 1년간 대출로 시중에 풀릴 자금이 100조 원 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대출금리 인상과 경기 위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 등 단기성 예금의 지준율을 2%포인트 올리는 대신 장기주택마련저축, 근로자장기저축, 가계장기저축 등 장기저축성 예금에 적용되는 지준율은 현행 1.0%에서 0%로 낮췄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에 적용되는 지준율은 현행 수준인 2.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균 지준율은 현행 3.0%에서 3.8%로 높아진다.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들이 예금으로 받은 돈 가운데 한국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4조8000억 원가량 늘어나 그만큼 은행 대출자금이 줄어들고 금리는 오를 전망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를 다섯 차례나 올렸지만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지 않아 지준율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이번 조치는 콜금리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므로 앞으로 지준율을 통화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쓸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지급준비율 제도:

시중은행이 고객의 예금 지급 요구에 대비해 예금 총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 일반적으로 지준율이 오르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금리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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