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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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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쌍용자동차의 공동대표이사 3명 중 유일한 중국인인 장하이타오(張海濤·47) 수석부사장은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쌍용차 서울사무소에서 이뤄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쌍용차 노조의 파업 상황을 떠올리며 이 같은 소회를 털어놨다.
최형탁 사장, 필립 머토 상하이차 글로벌 총괄부사장과 함께 쌍용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 부사장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부임한 뒤 판매 부진과 장기 파업, 기술유출 및 투자 약속 불이행 논란을 겪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장 부사장은 기술 유출 논란에 “기술유출이 아니라 기술이전”이라며 “한국 기업이 과거 일본이나 미국 회사의 기술 이전을 많이 받았듯이 상하이차와 쌍용차도 그런 맥락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상하이차가 당초 약속했던 투자 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한국은 너무 성급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투자를 안 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상하이차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정부의 자동차 산업 정책과 소비자 취향이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쌍용차를 계속 지켜봐 주세요.”
그는 쌍용차의 역할에 대해 “상하이차그룹 내에서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생산 및 연구개발을 담당할 것”이라며 “상하이차와 공동으로 2010년경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평가도 물어봤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지만 고임금에 따른 생산성 문제와 강성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고전할 게 분명합니다.”
장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과 중국은 중저가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격돌하겠지만 세계 시장을 놓고 볼 때는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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