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내일을 위해” 10조원…고급유 설비에 박차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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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전남 여수공장에 ‘중질유분해탈황시설(HOU)’을 건설하고 있다. 이 시설은 고유황 벙커C유를 정제해 경유와 고급 윤활유 등으로 만드는 설비다. GS칼텍스는 2007년 완공 예정인 이 설비 건설을 위해 1조4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유업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시설 고도화작업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고유황 벙커C유, 휘발유-등유 등으로 정제

3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현재 SK㈜,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 고부가가치 제품 설비증설 및 신설에 투자하는 금액은 모두 6조6900억 원에 이른다. 현대오일뱅크와 SK인천정유도 각각 2조 원에 가까운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충남 서산의 제2공장 건설을 포함해 2010년까지 3조57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는 2008년까지 모두 1조6500억 원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설비에 투자한다.

설비투자의 핵심은 단순 정제 시설을 고도화 정제 시설로 변환하거나 신설하는 작업이다. 고도화란 단순 정제에서 나오는 고유황 벙커C유를 처리해 휘발유, 등유, 경유, 저유황 벙커C유 등의 고급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벙커C유는 주로 수송용, 발전용 등으로 쓰이지만 고유가와 환경 문제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7월 한국의 벙커C유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줄어들었다.

○석유수요 많은 中등 신흥시장 겨냥

현재 한국 정유업체들의 고도화 시설은 전체 정제능력(하루 274만 배럴)의 22.5%(하루 62만 배럴)로 미국(78%) 프랑스(43.2%) 일본(38.6%)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설비 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10년 한국의 고도화 시설 비율은 30% 이상이 된다.

정유업체의 설비고도화 투자는 중국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하는 에쓰오일은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제2공장 건설 이후에도 판매처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석유제품의 수출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올해 7월 석유제품 수출량은 2850만 배럴로 지난해 7월에 비해 22.4% 증가했고 수출 금액은 22억5270만 달러(약 2조1400억 원)로 지난해에 비해 62.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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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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