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실적 명암

  • 입력 2006년 8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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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울고 절반은 웃었다.’

올 상반기(1∼6월) 10대 그룹의 실적이 ‘무 자르듯’ 희비가 확연히 교차됐다.

17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올 상반기 1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상호출자제한 그룹 중 공기업 제외한 것)의 총매출액은 159조61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2%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9조5071억 원으로 8.4%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한 그룹은 현대·기아자동차, LG, 롯데, 한화, 두산 등 5개. 이 가운데 롯데(―1.9%)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그룹의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0∼60%씩 급감해 상장사 전체 이익을 크게 축냈다.

특히 LG그룹의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78% 급감한 바 있는 LG그룹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대비 68.6% 감소했다.

이런 형편없는 성적표는 LG필립스LCD의 실적부진 여파가 컸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공급과잉으로 영업적자 3200억 원, 순손실 2740억 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여기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그룹의 주요축인 LG전자(―39.7%), LG화학(―45.0%), LG석유화학(―58.5%)의 순이익이 모두 반 토막이 났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역시 비자금 수사와 파업, 내수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순이익이 45%나 줄었다.

한화그룹과 두산그룹도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절반 가까이 순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삼성, SK, GS, 한진, 현대중공업 등 5개 그룹은 수익성이 좋아졌다.

삼성그룹의 순이익은 원화강세와 유가 급등 등 악재를 딛고 작년 상반기 3조503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9736억 원으로 13.4% 증가했다.

우선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6.3% 좋아졌고, 삼성물산(268.5%), 삼성중공업(213.7%), 삼성엔지니어링(68.1%) 등 건설, 조선 계열사들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상반기 순이익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92억 원에서 3241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19% 급증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이 올해 1분기(1∼3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조선 외에 엔진, 건설장비 등 다른 분야의 업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와 SK텔레콤을 양날개로 하고 있는 SK그룹은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8.94% 증가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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