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디스카운트? 실거래가 상당수 ‘시세 정보’보다 낮아

  • 입력 2006년 7월 6일 03시 00분


《6월 중 실거래가가 신고된 서울의 아파트 단지 4곳 중 1곳가량은 인터넷 부동산 시세의 하한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후 특정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세보다 낮은 실거래가가 많은 것은 ‘3·30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급매물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일부 아파트는 호가(呼價) 위주로 형성된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어 실거래가가 본격적으로 공개될 경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일부 아파트, 하한가보다 낮게 거래

본보 취재팀은 서울의 강남 강동 노원 서초 송파 양천 영등포구 등 7개 구에서 6월 1∼25일 신고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35개 조사 대상 아파트 단지 중 9개 단지(25.7%)가 국민은행의 아파트 시세(지난달 26일 현재) 하한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의 단지 중에서도 하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팔린 곳이 적지 않았다.

강남구에서는 실거래가가 공개된 10개 아파트 중 3곳이 국민은행 아파트 시세 하한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강동구에서는 6개 단지 중 2곳, 송파구에서는 4개 단지 중 1곳, 양천구에서는 2개 단지 중 1곳, 영등포구에서는 3개 단지 중 1곳이 하한가보다 낮게 거래됐다.

반면 서초구는 조사 대상 4개 단지 중 3곳이 시세 상한가와 하한가 사이에, 1곳은 시세 상한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국민은행은 통계청의 승인을 받아 전국 주택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곳이다. 국민은행 시세 정보가 이처럼 실거래가와 차이 나는 것에 비춰 볼 때 일반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시세도 실거래가와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월부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고 6월부터는 실거래가 등기부 기재도 의무화했다. 건설교통부는 상반기(1∼6월) 실거래가를 집계해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다.

○ 시세보다 3억 원 낮게 거래된 곳도

6월 1∼25일 2건이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우성1차아파트 41평형의 실거래가는 11억3000만 원과 12억4000만 원. 국민은행 시세 하한가인 14억6500만 원보다 각각 3억3500만 원, 2억2500만 원 낮았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28평형은 7억95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시세 하한가 8억1500만 원보다 2000만 원 낮은 것.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4단지 31평형은 시세 하한가인 7억3000만 원보다 500만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반면 2건이 매매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72평형의 경우 국민은행 시세 상한가인 31억5000만 원보다 5000만∼1억5000만 원 높은 32억∼33억 원에 거래됐다.

또 노원구 상계동 주공4단지 33평형은 2억9000만 원에 거래돼 시세 상한가인 2억8500만 원보다 500만 원 높았다.

강남구는 이 기간에 거래건수와 실거래가 범위가 나왔지만 서초구와 송파구는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 평균치만 알 수 있었고, 강동 노원 양천 영등포구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 중 일부의 가격이다.

따라서 강남구를 제외한 6개구의 아파트 값은 개별 아파트가 실제 거래된 가격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 가격 낮춰 신고했을 가능성도

잇단 부동산 정책의 표적이 된 서울 강남지역은 4월부터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해당 지역 실거래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규정 차장은 “1가구 2주택자 등이 늘어나는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크게 낮춰 아파트를 내놓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은행을 포함해 부동산 정보업체들에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해당 지역 중개업소가 실제보다 시세를 부풀려 알려 줬을 수도 있다. 계약 당사자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약간 낮춰 신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7월부터 실거래가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가 나오면 시세가 부풀려 있는 일부 아파트 값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주요 아파트의 6월 실거래가 현황 (단위: 원)
지역아파트(평형)실거래가 국민은행 시세
대치동개포우성1차(45)17억9700만∼21억5000만21억∼23억
개포우성2차(31)11억6500만∼14억8000만13억8000만∼15억500만
우성1차(41)11억3000만∼12억4000만14억6500만∼15억7500만
우성2차(32)5억7500만∼7억1000만7억5500만∼8억3000만
선경1·2차(31)10억7000만∼13억3000만13억2500만∼14억
선경2차(45)18억4000만∼21억21억5000만∼23억
동부센트레빌(45)17억9000만∼18억5000만18억∼21억
은마(31)9억3500만8억9000만∼9억3500만
도곡동타워팰리스1차(72)32억∼33억28억5000만∼31억5000만
압구정동현대10차(35)12억3000만11억3000만∼12억
둔촌동둔촌주공4단지(31)7억2500만7억3000만∼7억6000만
둔촌주공3단지(31)7억4000만7억4000만∼7억7500만
둔촌주공1단지(22)7억3500만7억4500만∼7억7500만
상일동고덕주공7단지(21)5억7500만5억6250만∼5억8250만
고덕주공7단지(24)7억1000만6억9250만∼7억1250만
명일동삼익그린2차(18)2억9000만2억6500만∼2억7750만
상계동주공4단지(13)6450만7500만∼8750만
주공4단지(23)1억4750만1억3000만∼1억5750만
주공4단지(33)2억9000만2억5250만∼2억8500만
상계2차중앙하이츠(32)2억6500만2억5000만∼2억9250만
상계2차중앙하이츠(25)1억5400만1억4500만∼1억6750만
중계동청구2차(42)5억8600만5억500만∼6억4500만
잠원동잠원현대(35)7억4000만6억4750만∼7억4000만
롯데캐슬1차(59)15억2800만14억∼15억5000만
서초동우성1차(43)13억5000만12억∼13억2500만
삼풍(50)15억4000만14억∼16억1500만
신천동장미1차(33)8억4000만7억8500만∼8억4500만
진주(55)14억7000만13억∼15억2500만
잠실동잠실주공5단지(36)13억12억9500만∼13억4000만
문정동올림픽훼밀리(49)13억3000만13억4000만∼14억7500만
목동목동신시가지5단지(27)6억2000만6억7500만∼7억3500만
신정동목동신시가지10단지(27)5억9500만5억7750만∼7억900만
여의도동한양(31)6억6900만 6억5500만∼7억2000만
시범(36)9억8억5500만∼9억1000만
삼부(28)7억9500만 8억1500만∼8억4000만
국민은행 시세는 6월 26일 기준으로 하한∼상한가. 강남구는 6월 해당 단지(평형)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격의 범위. 서초구, 송파구는 6월 해당 단지(평형)의 거래 평균값. 나머지 구는 6월 해당 단지(평형)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일부 가격. 자료: 각 구청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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