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총재 내정자 “38년 한우물 ‘韓銀의 남자’”

  •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이성태(李成太) 한국은행 신임 총재 내정자는 1968년부터 지금까지 38년여 동안 줄곧 ‘한은 맨’으로 일했다.

한은 내부에서 총재를 배출한 사례는 두 번 있다. 2대 김유택(金裕澤) 총재는 수석부총재, 19대 김명호(金明浩) 총재는 은행감독원장으로 있다가 총재가 됐다.

그러나 이들은 중간에 재무부,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외도’한 적이 있어 순수 한은 경력으로는 이 내정자에게 미치지 못한다.

원칙에 충실하고 서울대 상대 수석 입학, 한국은행 입행 때도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숫자에 밝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 준비가 부족한 위원들이 엉뚱한 발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지적하곤 한다. 융통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1997년 은행감독원을 한은에서 분리할 때는 기획부장 신분으로 직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히기도 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인선에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내정자에 대해 “통화정책의 연속성이라는 점에서는 지금까지 거론된 어느 후보보다 낫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吳碩泰) 경제분석팀장은 “2004년 1월부터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 한은 집행부가 지난해 10월 이후 3차례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 거래 금리)를 올렸지만 이미 시장에 신호를 보낸 것처럼 금리 인상은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갑내기 초등학교 동창인 부인 박경원 씨와 1남 1녀가 있다.

▼부산상고 인맥…李내정자등 금융계 요직 차지▼

한국은행의 새 총재로 23일 부산상고 출신인 이성태 부총재가 내정됨에 따라 ‘부산상고 인맥’이 금융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상고 출신들이 금융계 요직을 하나 둘 차지하고 있는 터라 그렇다.

이달 2일 은행연합회 부회장에 선임된 김장수(金長守) 전 한국기업평가 감사, 9일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로 추천받은 이장호(李정鎬) 부행장이 모두 부산상고를 졸업했다.

이들 외에도 현재 금융권 고위직에 오른 부산상고 인맥으로는 김지완(金知完) 현대증권 사장, 옥치장(玉致章)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 김정민(金正玟) 국민은행 부행장, 김수룡(金洙龍) 도이치뱅크 코리아 회장 등이 꼽힌다.

곧 선임될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 후보로도 부산상고 출신인 김대평(金大平) 비은행담당 부원장보가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융계 부산상고 출신들은 “실력으로도 충분히 통하는데 억울하다”는 반응들이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이 한은 총재 내정자는 대통령의 고교 선배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을 만큼 학연의 덕을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은 노동조합이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내정자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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