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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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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적자 양상이 205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재정경제부의 분석이 나왔다.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서 국가채무는 2035년경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재경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기 재정수요 전망’ 보고서를 만들고 재원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나라살림 만성적자에 빠지나
보고서에 따르면 2002, 2003년 흑자를 냈던 재정수지는 2004년부터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향후 GDP 대비 적자규모 비율은 △2006년 1.9% △2009년 1.4% △2015년 3.9% △2035년 8.7% △2050년 10.6%가 될 것으로 재경부는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기획예산처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면서 밝힌 것보다 0.5∼5.2%포인트 높은 비율이다.
재경부는 예산처가 복지 교육 통일외교 분야에서 실행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근거로 새로 짠 지출계획을 재정 수요에 반영했기 때문.
예를 들어 각종 사회보장 서비스에 대한 지출 규모를 현행 GDP 대비 0.02%에서 2030년까지 0.52%로 올리는 정책은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재경부는 내다봤다.
통일에 대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도 매년 0.03%포인트씩 늘리도록 돼 있다.
○ 재경부 “국가채무 크게 늘 수도”
2004년 국가채무는 203조1000억 원으로 GDP 대비 26.1% 수준.
보고서는 국가채무 비율이 지난해 30% 선을 넘었으며 2015년 37.9%로 늘어난 뒤 2035년에는 106.5%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5년의 예상 GDP 규모는 3900조 원. 정부 지출은 예상대로 많아지는 반면 세입 기반은 제자리걸음을 하면 국가채무가 4150조 원에 이른다는 것.
재경부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되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 이하면 건전한 재정으로, 60% 초과면 불안한 재정으로 본다. 한국은 아직 이 수준보다 많이 낮지만 복지 지출이 늘면서 채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재경부는 우려하고 있다.
재경부는 또 “재원 확보를 위해 적절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채 발행에만 의존하지 말고 고소득 자영업자 세원 노출 등 세수(稅收)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속내와 달리 이날 재경부 이철환(李喆煥) 국고국장은 “OECD 회원국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76.4%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채무 너무 빨리 늘면 위험”
민간 전문가들은 현행 국가채무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보증한 채무를 국가채무에서 제외하는 등 눈으로 보이는 채무비율만 줄이려 한다는 것.
이화여대 전주성(全周省·경제학) 교수는 “정부 상환 의무가 사실상 확정된 보증채무와 공기업 부채는 국가채무에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직접 상환해야 하는 채무에 보증채무를 합하면 2004년 국가채무비율(26.1%)이 8.5%포인트 증가한다.
전 교수는 이어 “정부나 여야가 국가채무의 범위를 놓고 다툴 게 아니라 한국 경제가 부채에 대한 이자를 견딜 만큼 성장할 수 있는지, 채무가 너무 빨리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를 우선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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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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