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사모 ‘보고펀드’ “BC카드 인수 추진”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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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가 비씨카드 인수를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보고펀드 변양호 대표와 비씨카드 정병태 사장은 행정고시 19회 동기로 재정경제부 국장을 지냈고 지난해 공직을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고펀드 변양호 대표는 16일 “비씨카드 대주주인 우리, 하나, 조흥은행과 최근 지분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한 달가량 정밀실사를 거쳐 매입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하게 된다.

비씨카드는 1982년 5개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됐다. 현재 우리사주조합 지분(1%)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99%를 11개 은행이 나눠 갖고 있다.

보고펀드와 MOU를 맺은 우리, 하나, 조흥은행의 지분은 각각 27.7%, 16.8%, 14.9%이다. 보고펀드가 이를 모두 인수하면 60%에 육박하는 지분을 갖게 된다.

변 대표는 “3개 은행 외에도 추가로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회원사들을 대신해 거래 승인, 카드 제작 및 발송, 청구서 발송 등의 업무를 하는 회사. 주주 은행들은 지분을 판 뒤에도 별도 계약을 맺으면 비씨카드로부터 지금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04년 말 현재 비씨카드의 총자산과 영업수익(매출)은 각각 3987억 원, 3975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00만 명의 회원과 220만 개의 가맹점을 보유해 국내 최대의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변 대표는 “비씨카드는 확실한 지배주주가 없어 의사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비효율이 많다”며 “경영권을 인수하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씨카드는 보고펀드의 경영권 인수 추진 소식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일부 직원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변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비씨카드가 해 왔던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보고펀드가 차익을 얻기 위해 비씨카드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다시 팔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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