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說 끓는 대우건설… 설설 기는 매각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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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출처 불명의 괴소문이 퍼지는가 하면, 20일에는 매각을 위한 현장실사 작업을 노조가 몸으로 막아 실사가 미뤄지기도 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3월 말 본 입찰, 4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거쳐 6월 말까지는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 하지만 최근 추세라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 넘쳐나는 설(說) 설 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A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한 직후 싱가포르의 한 업체에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대우센터빌딩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인수를 위해 빌린 돈을 사옥 매각으로 벌충하겠다는 것. 정작 A사 측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또 다른 예비입찰 참여 업체인 B사가 최근 국내 금융기관인 C사로부터 재무적 투자자(FI·Financial Investor)로 참여하겠다는 확약서를 받았다는 말이 돌았고, 이에 일부 경쟁 업체들은 “사실이 아니다”며 다른 말을 퍼뜨리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D사를 두고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가 호남권 표심을 겨냥해 지원 사격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의 입장에 대해서도 각종 설이 오가고 있다.

투기자본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매각 후에도 일부 자산을 최대 2년 동안 팔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자산관리공사가 검토한다는 내용이 20일자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공사 측은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 노조의 실력 저지 논란

대우건설 노조의 강경한 태도도 마찰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예비입찰 참여 업체 중 두산, 한화는 입찰을 포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20일 오전부터 남대문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현장 실사를 50여 명의 노조원들이 막았다.

노조는 매각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민주노동당 및 민주노총과 연대해 당분간 실사 작업을 저지할 방침이어서 21일 재시도될 현장 실사를 앞두고 채권단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행보가 전체 지분의 3.1%를 갖고 있는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입찰 참여 문제와 연관됐다고 본다. 마음에 드는 예비입찰 참여 업체를 고르기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대우건설의 K 부장은 “투명한 매각도 좋지만 매각되는 처지에서 지나치게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대우건설 매각에 제동거는 사례

○ 끊이지 않는 소문

-“모 업체, 대우건설 인수 직후 대우센터빌딩을 싱가포르 투자회사에 매각, 투자금 회수 노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권 민심을 의식한 정부가 호남 기반의 모 업체를 밀어 줘”

○ 알쏭달쏭 채권단 입장

-“자산관리공사, 매각 후 최대 2년간 대우건설 우량 자산 팔지 못하게 하는 방안 검토” (20일 자산관리공사,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

○ 강경한 대우건설 노조

20일부터 시작되는 현장 실사작업 실력 저지. 민주노총-민주노동당과 연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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