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급락…코스닥은 사상 첫 거래중단

  • 입력 2006년 1월 23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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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63.98포인트 폭락한 601.33로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코스피가 27.35포인트 떨어진 1297.43으로 마감하는 등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23일 오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연합]
코스닥이 63.98포인트 폭락한 601.33로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코스피가 27.35포인트 떨어진 1297.43으로 마감하는 등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23일 오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연합]
코스닥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주식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는 등 주식 시장이 급락 장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23일 63.98P(9.62%) 내린 601.33으로 마감,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개장 시 15.07포인트 하락한 650.24로 출발한 뒤 120일 이동평균선을 비롯한 주요 지지선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장중 596.73까지 추락했다가 장 막판에 소폭 반등, 전일 대비 63.98포인트(9.62%) 떨어진 601.33에 장을 마쳤다.

23일 거래소 시장이 지난 주말보다 27.35P(2.06%) 내린 1297.43으로 마감했다.

거래소 시장이 지난 주말보다 17.38P(1.31%) 내린 1,307.40로 개장했다가 오전 10시까지 낙폭을 줄이는 듯 싶더니 방향 전화에 실패했고 오후 들어 낙폭이 더욱 커졌다.

◇코스닥 시장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19분 코스닥시장이 전일 종가기준으로 10% 이상 폭락세가 1분 이상 지속되자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중단제)를 발동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001년 10월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발동되는 것이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11테러 다음날은 2001년 9월12일 폭락장에서 발동된 바 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코스닥시장에서는 20분 동안 매매거래가 중단됐으며 이후 10분 동안 동시호가를 받은 뒤 거래가 재개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001년 9·11 테러 다음날인 9월 12일, 71.60포인트(11.59%) 폭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3일 이후 처음으로 61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으로 불안한 투자심리가 겹치면서 투매양상이 나타났고, 급기야 오후 2시19분에서는 직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폭락세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기관이 408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폭락세를 이끈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9억 원, 354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대부분의 업종이 4% 이상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IT소프트웨어와 디지털콘텐츠, 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출판·매체복제, 제약, 비금속, 금융, 의료·정밀기기 등 상당수 업종이 10% 이상 폭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급락세에 동참했다. LG텔레콤과 포스데이타, 다음, 휴맥스 등이 10% 이상 떨어진 가격에 장을 마쳤다.

네오위즈와 웹젠, 인터파크, KTH, 엠파스 등은 구글 쇼크로 인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급락장에서도 일부 종목은 오름세를 유지, 상장 이틀째인 오늘과내일은 전날 대비 6.58% 올랐고, 서울반도체도 새 서비스 개시에 따른 기대감에 4%대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하한가 347개 종목을 포함해 895개 종목이 떨어진 반면 오른 종목은 상한가 8개를 포함해 32개에 그쳤다.

하락 종목수는 이달 18일 기록한 793개를 넘어서는 사상 최다이며 하한가 종목수도 가격제한폭을 12%에서 15%로 확대한 이후 가장 많았다.

◇거래소 시장

코스피지수가 개인투자자들의 매물 홍수속에서 2%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며 1,300선이 붕괴됐다. 거래소 시장은 이날 하락으로 지난해 12월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거래소 시장은 주요 기업의 부진한 실적 발표와 유가 급등으로 급락한 지난주말 뉴욕증시의 영향으로 약세로 출발한 뒤 코스닥 시장 폭락과 함께 낙폭을 키웠다.

프로그램 매매가 사상 최대인 6440억 원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172억 원과 837억 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524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8.11%), 증권(-6.46%), 섬유(-6.42%), 기계(-5.95%)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전기가스업(2.06%), 은행(0.75%), 철강(0.52%) 등은 급락장세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0.29% 하락한 68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 갔고 하이닉스(-3.56%), LG전자(0.77%)도 약세를 보였다. LG필립스LCD는 0.12% 소폭 상승했다.

현대차(-2.76%)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5일째 하락하며 9만 원대 아래로 떨어졌고 기아차(-5.45%), 쌍용차(-8.31%) 등 여타 자동차주도 급락했다.

하락종목이 압도적인 흐름 속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한국전력(2.46%), 국민은행(1.06%), POSCO(1.78%)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상한가 4개를 포함해 상승종목은 70개 종목에 그쳤고 하한가 76개 포함 733개 종목이 하락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서킷브레이커란:

23일 오후 코스닥시장에서 발동된 서킷브레이커(현물주식매매 일시중단제도·Circuit Breakers)란 지수가 직전 매매 거래일의 최종 수치보다 10% 이상 하락, 1분 간 지속할 때 20분 간 모든 종목의 주식 거래를 중지시키는 제도다.

이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가 급락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서킷브레이커도 장 종료 40분 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는다.

서킷브레이커 후 매매거래 재개 시 최초 가격은 10분 간 호가를 접수,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결정한다.

코스닥시장은 2001년 9·11 테러 후 이 제도가 도입돼 이날 처음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에서는 1998년 12월 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9·11 테러 다음날인 2001년 9월 12일을 포함해 지금까지 3차례 발동됐다.

미국에서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 처음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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