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신한은행 실적상 휩쓴 차동구 을지로지점장 인터뷰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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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차동구(50) 을지로지점장은 지난해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은행원이다.

지난해 10월 ‘저축의 날’ 행사에서 은행원이 받을 수 있는 최고상인 산업포장을, 12월에는 ‘신한대상’을 수상했다. 신한대상은 신한은행 284개 개인고객지점 중 영업실적이 가장 뛰어난 지점의 장에게 주는 상.

그는 지난해 월별, 반기별 영업실적을 평가해 주는 상을 20여 차례 받았다. 인구 공동화와 상권 침체로 영업 환경이 안 좋은 ‘사대문 내 지점’이라는 불리한 입지를 극복하고 상을 휩쓴 것.

그는 비결로 거스 히딩크(호주축구대표팀 감독)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 칭기즈칸 사례 연구를 들었다.

○히딩크

누리꾼들이 붙여 준 히딩크 감독의 한국 이름은 ‘희동구’. 차 지점장은 이름뿐 아니라 리더십도 히딩크 감독과 닮았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맡자마자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차 지점장도 지난해 초 직원들에게 신한대상을 목표로 뛰자고 했다. 지점 주변에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가 많아 쉽지 않은 목표였다.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장을 발로 뛰게 했다. 창구 직원들이 영업을 위해 자리를 비우면 지점 간부들이 메웠다.

차 지점장은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를 중용했던 히딩크 감독처럼 직급에 관계없이 필요한 일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성균

“의사, 변호사, 음식점 사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부자들이 은행 거래를 하는데 이들을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봐.”

본점에서 일할 때 직속상관이던 홍 사장이 차 지점장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구체화했다. 핵심은 부동산중개인을 활용하는 것. 지점 인근 40여 개의 부동산중개업소를 꾸준히 관리해 상가를 매매할 때 을지로지점에서 잔금을 치르도록 유도했다. 지점 한쪽에 별도의 공간도 마련했다.

건물을 판 사람에게는 예금을 유치하고 산 사람에게는 대출을 받도록 해 예금과 대출실적을 동시에 올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칭기즈칸

차 지점장은 2003년 1월부터 6개월간 연세대에서 단기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칭기즈칸 경영이론’을 배웠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점령지에서 얻은 전리품을 모두 공평하게 나누도록 해 성취욕을 고취시켰다는 점.

그는 실적이 좋으면 은행에서 주는 해외연수 기회를 직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그를 포함해 을지로지점 직원 12명 중 10명이 지난해 단기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2명은 곧 출발한다.

을지로지점 강신열 주임은 “직원들에게 ‘한번 해 보자’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방법을 잘 아는 지점장”이라고 말했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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