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TF팀 곧 구성”…집안싸움 본격화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내년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의 ‘월척’으로 꼽히는 현대건설 인수전에 불이 붙었다. 이미 현대건설 인수 추진 방침을 밝힌 현대그룹은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조만간 만들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범현대가(家) 경쟁’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범현대가 경쟁 가능성은?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현대건설 채권단의 움직임이 없어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수를 위한 TFT를 구성하기는 할 것”이라며 “전인백 기획총괄본부 사장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FT는 현대건설의 적정 인수가격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최근 현정은 회장이 임원회의에서 “내년에는 현대건설 인수에 모두 매진하자”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현대건설 인수 문제가 나오면 자주 이름이 거론된다. 이미 그룹에서 ‘현대건설 인수 불가(不可)’를 공식화하고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현대건설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사업을 시작한 ‘가업(家業)’인 데다 풍부한 자금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인수 후보군에 포함된다.

범현대가의 일원인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경쟁력이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대가’를 떠나서는 현금 동원 능력이 있는 군인공제회가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풀어 오른 ‘몸값’이 고민

누가 인수하든 문제는 대금이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4만4500원(21일 종가)으로 시가 총액이 4조8500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내년 초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조기 졸업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최근 이라크 채권 회수 등 호재가 겹쳐 주가가 오르고 있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론상 전체 주식의 51% 이상, 2조5000억 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도 1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결국 3조5000억 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을 30% 정도만 확보하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행사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라도 2조50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당초 현대건설의 적정 주가를 3만 원 선으로 보고 있던 현대그룹 등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게 산업계의 분석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