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타이어 빅2 中대륙 쾌속질주

  • 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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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의 중국을 굴려라.” 한국 타이어 업체들의 ‘만리장성’ 공성(攻城)이 가속화되고 있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한국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2억800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매출로 최고의 반기 실적을 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창춘(長春)에 3번째 중국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넥센타이어도 조만간 중국 진출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국 시장을 둘러싼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 중국 대륙을 누비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초 중국 이치(一汽)자동차그룹과 합작으로 창춘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금호타이어가 90%, 이치자동차그룹이 10% 출자하는 이 공장은 2007년 9월 완공되면 연간 315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난징(南京)과 톈진(天津)에 공장을 갖고 있다. 1996년 세운 난징공장은 올해 설비를 증설해 연간 1200만 개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2009년까지 생산능력을 지금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4월 착공한 톈진 공장(연간 생산량 525만 개)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진출이 금호보다 늦었지만 생산 규모에서는 앞선다. 현재 연간 2050만 개의 타이어를 현지 생산해 인도네시아 타이어업체 ‘가자퉁갈’에 이어 중국 내 생산량 2위를 달리고 있다.

생산능력은 두 번째지만 넓고 탄탄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은 25.8%로 1위다. 현재 중국 전역에 15개 지점을 갖고 있으며 2년 안에 중국 22개 성(省) 전역에 지점을 내 2007년까지 시장점유율을 3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넥센타이어도 조만간 중국 진출 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칭다오(靑島)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 시장 팽창이 호황의 원인

중국은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떠오르는 시장’으로 다른 곳보다 훨씬 중요한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타이어 업계가 중국에서 호황을 누리는 것은 급격히 늘어나는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 및 판매량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타이어 문정수 팀장은 “미국, 유럽 등 자동차 문화가 정착된 지역에서는 연간 타이어 시장 성장률이 2∼3%에 그치는 반면 중국은 매년 8%씩 쑥쑥 커나가고 있다”며 “중국 공장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등 이른바 세계 ‘빅 3’ 업체가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중국에 진출한 상황이어서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위원은 “한국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외국 자동차업체에 납품하는 비중을 높이고 중국 이외 국가로의 수출에도 힘쓸 필요가 있다”며 “연안 중심의 물류망을 내륙으로 확대하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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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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