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번째 초음속機 ‘검독수리’ 화려한 비상

  • 입력 2005년 8월 31일 0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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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남 사천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모습을 드러낸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양산 1호기.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출고식에서 축사를 통해 “앞으로 A-50 공격기(T-50에 무장을 갖춘 것)가 개발되고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공중 조기통제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 공군은 최신예 무기 체계를 갖춘 첨단 과학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천=석동률 기자
30일 경남 사천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모습을 드러낸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양산 1호기.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출고식에서 축사를 통해 “앞으로 A-50 공격기(T-50에 무장을 갖춘 것)가 개발되고 차세대 전투기 도입과 공중 조기통제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 공군은 최신예 무기 체계를 갖춘 첨단 과학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천=석동률 기자
《최초의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일명 검독수리·Golden Eagle)의 양산(量産) 1호기 출고식이 30일 경남 사천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열렸다. 한국은 T-50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춤에 따라 세계에서 12번째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막대한 개발비가 들어간 T-50의 해외 수출과 핵심기술의 국산화는 남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KAI는 국산 초음속 훈련기의 개발을 목표로 1992년부터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부터 미국 록히드 마틴사와 본격적인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2001년 10월 첫선을 보인 T-50 시제 1호기는 2002년 8월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2003년 2월 초음속 비행 등 총 1150여 회에 걸쳐 각종 고난도 비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T-50의 공격기 모델로 공대지 미사일과 레이저 유도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A-50도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동영상 보기

지금까지 T-50의 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약 2조1000억 원. 2011년까지 공군에 인도될 90여 대의 양산비용(약 4조3000억 원)을 합치면 총사업비는 6조4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 항공기술의 발전과 1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 9억 달러의 외화 절감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투입비용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KAI는 보고 있다.

KAI 관계자는 “T-50이 해외 수출을 통해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T-50은 다음 달부터 공군에 인도되며, 2007년부터 공군 고등훈련 비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 개발 주역과 뒷얘기:기술진 1300여명… 2명 과로 순직도

한국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장성섭 T-50 개발본부장. 연합뉴스

대당 32만 개의 부품과 15km의 전선이 들어가는 T-50엔 장성섭 T-50 개발본부장을 비롯해 1300여 명 기술진의 땀이 들어 있다.

장 본부장은 “항공 선진국인 유럽에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고 실용화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며 “전 임직원의 저력이 국내 항공기술의 쾌거를 일궈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기 개발의 핵심인 설계 과정에서 대부분의 엔지니어가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야근을 밥 먹듯 해가며 매달렸고 이 과정에서 2명의 직원이 과로로 순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외환위기로 다소 지연됐던 사업기간을 제대로 맞출 수 있었다는 것.

하태흡(河泰翕) KAI 개발총괄 이사는 “1970년대 F-16 개발에 적용된 기술을 T-50에 적용하려는 외국 기술진과 새 기술을 도입하자는 한국 기술진의 마찰도 적지 않았다”며 “결국 우리 측의 요구가 대폭 수용돼 첨단 훈련기 생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시험비행 과정에서 T-50의 엔진이 갑자기 꺼지는 위기 상황도 발생했지만 조종사와 엔지니어들이 침착한 대응으로 ‘비행 중 재점화’를 통해 무사 귀환시킨 사례도 있었다.

■ 남은 과제:개발비용 2조… 수출로 비용회수 기대

T-50이 개발비를 회수하고 국제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해외 수출이 급선무다.

공군과 KA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스라엘, 그리스를 상대로 T-50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 대당 300억 원에 이르는 고가(高價)가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다음 달 열리는 ‘서울에어쇼2005’에서 일반에 T-50을 선보인 뒤 11월 UAE에서 열리는 ‘두바이에어쇼2005’에도 참가해 국제무대에서 진가를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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