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서 고대유물 발견…신도시 개발 늦어질듯

  • 입력 2005년 8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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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개발예정지에서 구석기부터 백제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이 대량 발견됐다.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는 이들 유물의 보전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실시키로 해 판교신도시 개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19일 건설교통부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성남시 판교동 하산운동 삼평동 등 판교신도시 개발예정지 24곳, 34만 평에서 진행 중인 문화재 시굴조사에서 구석기시대 찍개(나무를 자르거나 사냥할 때 사용한 도구)와 청동기시대 무문토기, 백제시대 주거지 등 유물 252점이 발견됐다.

또 시굴조사 인접지역에 삼국시대의 대규모 취락유적이나 경작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토공과 주공은 유물이 발견된 지역 5만1000여 평에 대해 발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화재 시굴조사는 현재 7곳, 11만7000평에 대해서만 끝난 상태.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개발 예정지가 3만 m²(약 9075평) 이상이거나 문화유적 존재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해선 유적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조사 및 시굴조사가 이뤄진다.

지표 및 시굴조사 결과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밀조사에 해당하는 발굴조사가 진행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내 전체 개발지 가운데 시굴조사가 이뤄지는 면적은 30%, 발굴조사를 하는 곳은 5%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유물 발견에 따라 해당지역 개발사업은 상당기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굴조사를 거쳐 문화재위원회가 사적 등으로 지정할지를 판단한 뒤 개발해야 하기 때문.

토공이 발굴조사를 결정한 지역에는 공동주택용지와 단독주택용지 일부가 포함돼 있다.

현장을 둘러본 한 고고학자는 “중요한 유적이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 정도의 개발사업을 하다보면 다소간의 일정 지연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판교신도시는 2009년 말까지 280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1공구 64만7000평이 올해 6월 30일 착공됐고, 나머지 2공구 215만3000평은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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