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또 氣싸움…스팀세탁기 전쟁

  • 입력 2005년 6월 16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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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스팀 세탁기 전쟁이다.’

휴대전화와 디지털TV 등의 부문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인 스팀 세탁기를 놓고 격돌했다. 양사 모두 자사(自社) 제품이 상대방 회사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나며 국내 시장 점유율도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작년부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휴대전화, 슬림형 브라운관TV, 은나노 세탁기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달 초에는 디지털TV 특허료 지급 문제와 홈네트워크 사업 관련 행사 일정 조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 LG전자 선공(先攻)… 삼성전자 맞대응

세탁기 싸움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LG전자.

이 회사는 직영 대리점인 하이프라자 10여 곳에 자사의 스팀 드럼 세탁기를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 시연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특히 국내 영업본부 사원을 위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스팀 드럼 세탁기 항목별 성능 비교표도 별도로 제작했다. 매장에서 상대방 회사의 제품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비교자료에는 “LG제품은 스팀 온도가 98도여서 스팀으로만 세탁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물 가열 히터가 필요 없어 전기료가 51% 절감된다. 반면 삼성제품은 온도가 68도여서 별도의 히터가 필요하고 전기료가 늘어난다”고 돼 있다.

또 LG, 삼성 제품을 각각 에쿠스와 티코로 비유했으며 “삼성 제품은 마라톤 경기에 100m 단거리 선수가 출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삼성 제품이 불필요한 전력 낭비가 적고 강한 스팀 압력으로 적은 시간 스팀을 내뿜어도 세탁력이 높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삼성전자는 또 “살균 항균 기능을 보더라도 삼성 제품은 4000억 개 은나노 입자를 직접 분사해주기 때문에 세탁통에 은입자를 씌운 LG제품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시장 점유율 1위 논란 가열

드럼 세탁기는 빠른 속도로 일반 세탁기를 대체하며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과 LG 둘다 ‘1위’ 자리를 놓고 기(氣)싸움이 대단하다.

삼성전자는 “99.9% 은나노 살균 항균 기능에 힘입어 작년 11월 이후 LG전자를 누르고 국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60만여 대로 추정되는 드럼 세탁기 시장에서 1분기(1∼3월)에만 작년보다 300% 늘어난 20만 대 이상을 팔아 국내 세탁기 시장을 평정했다는 것.

반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드럼세탁기 시장 점유율이 60% 수준으로 ‘세탁기 최강자’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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