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6월 9일 03시 0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 땅값 너무 오른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약 2년간 전국 땅값은 평균 8.6% 올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쓰지 않는 땅까지 포함한 ‘전국 평균’일 뿐이다. 실제 시장에서 느끼는 땅값 상승률은 훨씬 크다.
부동산개발사업자 O 씨가 지난해 말 평당 1만 원에 매입한 강원 원주시 외곽의 임야는 6개월도 안돼 현재 평당 5만 원까지 치솟았다. 원주시가 기업도시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땅값이 급등했다.
| 대규모 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주요 지역 | ||
| 구분 | 지역 | 면적 (만 평) |
| 행정도시 | 충남 연기군 공주시 | 2,212 |
| 혁신도시 | 수도권 충남 대전을 제외한 전국 11개 시 도 | 50∼100 |
| 기업도시 (후보지) | 강원 원주 경남 사천 전남 해남 영암 전남 무안 전북 무주 전남 광양 경남 하동 충북 충주 충남 태안 | 100 200 3,030 1,400 249 841 210 473 |
| 경제자유 구역 | 경남 진해 인천 송도 청라 영종 전남 광양 | 3,154 6,336 2,691 |
| 신도시 | 경기 성남 판교 경기 김포 경기 파주 운정 경기 수원 이의 경기 화성 동탄 경기 고양 삼송 경기 시화지구 경기 남양주 별내 경기 양주 옥정 충남 아산(1∼3단계) 대전 서남부 | 281 155 275 335 270 148 3,254 154 184 876 176 |
| 뉴 타운 | 서울 강북권 15곳 | 387.5 |
| 지역특화 발전특구 | 강원 원주(첨단의료건강) 경남 산청(약초연구개발) 경남 창녕(외국어 교육) 경북 영양(반딧불이 체험) 대구 중구(한방) 부산 해운대 (레저 영상 컨벤션) 인천 서구(외국어 교육) 전남 순천(국제화 교육) 전남 여수(오션리조트) 전북 고창(경관농업) 전북 고창(복분자 제조) 전북 순창(장류 제조) 전북 익산 (한양방 의료 연구) 제주 마라도(청정) 충남 금산(인삼 헬스 케어) 충북 제천(약초웰빙특구) | 15.7 0.8 8.3 58.6 5 390 13.9 6.6 3.6 207 153 2.9 4.5 9 6.8 30.5 |
| 신활력 지구 | 전국 70개 시군구 | 미정 |
| 혁신 클러스터 | 대전 대덕연구단지, 창원, 구미, 울산, 반월 시화, 광주, 원주, 군산·군장, 파주 LCD, 수원삼성전자,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 미정 |
| 자료: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 ||
지난해 초까지 평당 2만∼3만 원 수준이던 전남 해남과 영암지역의 임야는 요즘 최고 15만 원 선에 거래된다. 이 일대에 대규모 복합레저타운을 건설하겠다는 전남도의 ‘J프로젝트’가 원인이었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대지는 2002년까지 평당 30만∼50만 원에 거래됐지만 요즘에는 평당 230만∼250만 원에도 매물을 찾기 어렵다. 행정도시와 아산신도시 건설 때문이다.
○ 비상 걸린 국책사업
땅값이 오르면서 당장 차질이 불가피한 국책사업은 고속도로 건설. 토지보상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사업예산을 늘려야 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는 “해당 부처가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땅값 상승까지 예측했어야 하는 만큼 예산을 더 주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미 건설을 시작했거나 계획 중인 고속도로는 민자고속도로 12개와 100%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7개 등 모두 19개.
민자고속도로도 정부가 땅을 사들여 기업에 넘기면 기업이 건설비만 부담하는 방식이어서 토지보상비는 정부 예산에서 지출된다.
건교부는 이 가운데 사업이 늦춰지면 정부가 기업에 페널티를 물어야 하는 서수원∼평택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 건설에 예산을 몰아주고 나머지 고속도로 사업은 2∼3년 이상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건교부 강영일(姜英一) 도로국장은 “내년 예산안이 만들어지는 올해 9월 이후 고속도로 건설 사업기간을 전면 재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100만 가구를 짓겠다는 국민임대주택 건설도 차질이 우려된다. 건교부 강팔문(姜八文) 국민임대주택지원단장은 “국민임대주택 가구당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라며 “땅값 상승세가 계속되면 사업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개발계획 남발이 화근
땅값이 치솟는 가장 큰 원인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발표한 대규모 개발 계획.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개발사업만 해도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지식기반도시(혁신 클러스터) 등 전국에 22곳이나 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지역특화발전특구가 16곳이고, 낙후지역을 특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하고 정부가 승인한 ‘신 활력지구’는 무려 70곳에 이른다.
○ 정부 규제 약발이 안 먹힌다
정부는 이미 전 국토의 15.3%(46억3000만 평)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달 중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요건을 더욱 강화한다.
하지만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땅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충남 연기군은 2003년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정부 공식통계로도 올해 들어 4월까지 땅값이 11.7% 올라 땅값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효과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개발계획 남발을 이용해 전국적인 땅 투기를 주도하는 속칭 ‘기획부동산’에 대한 대책도 허술하다. 기획부동산은 텔레마케팅은 물론 다단계 판매기법인 ‘피라미드’ 방식까지 도입해 전국 토지시장에서 ‘치고 빠지기’ 식으로 투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