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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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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소싱만이 살 길이다
두타나 밀리오레 등 대형 의류 패션몰의 중국산 의류 비중은 70∼80%에 이른다. 통관 절차가 간소화돼 주문 후 3일이면 중국 제품이 들어온다.
문제는 디자인이 모두 엇비슷한 데다 도매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3∼4배 치솟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
중국에 간 두타 입점 상인들은 광저우 지역 10여 개 의류업체의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하지만 인건비와 품질 모두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글로벌 소싱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두타 마케팅팀 전창수(田昌秀) 과장은 “국내 조달로는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 홍콩 등으로 대상국을 넓혀 우리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는 업체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들도 글로벌 소싱을 추진하고 있다. GS리테일 이대규(李大圭) 부장은 “7월 글로벌 소싱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지면 우선 중국에서 직(直)소싱 파트너를 찾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찍부터 글로벌 소싱을 시작한 할인점들은 중국에 전담 사무소를 열고 대상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확대하는 추세다.
○ 매장 차별화 수단으로도
우선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같은 품목의 국산품이나 수입업체의 납품가에 비해 15%가량 싸진다. 특히 선풍기나 수납박스 등 대량 판매가 가능한 생활필수품들은 해외 직소싱 필수 품목이다.
글로벌 소싱으로 경쟁업체에 없는 상품을 발굴할 수도 있다. 홈플러스는 4월 중국에서 들여온 해바라기 모양의 봉제인형 ‘크레이지 카우 해바라기’를 하루 평균 1만 개씩 총 40만 개나 팔았다. 홈플러스에서만 살 수 있고, 가격이 ‘990원’에 불과해 대히트를 쳤다.
삼성테스코 신동화(申東和) 글로벌소싱 팀장은 “어떤 할인점에 가더라도 상품 구색과 가격이 엇비슷해졌다”면서 “가격뿐 아니라 매장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글로벌 소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내 중소업체에 기회가 될 수도
유통업체의 글로벌 소싱 품목은 의류, 주방용품, 각종 생필품에 집중돼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어서 중소업체 고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월마트 조전희(趙銓熙) 한국지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5억8000만 달러(약 5800억 원)어치의 중소기업 제품을 사들여 전 세계 월마트 매장에 내다 팔았다. 적극적인 제안 활동으로 품질이 좋은 데다 빨리 조달할 수 있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품질과 가격에서 웬만큼 경쟁력을 갖추면 유통업체들의 글로벌 소싱이 해외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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