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MP3 플레이어…120곡 저장 512MB ‘불티’

  • 입력 2005년 4월 11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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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의 'H10'
레인콤의 'H10'
요즘 길에서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거의 어렵다.

그 자리는 이미 MP3플레이어가 완전히 장악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갖고 싶은 선물을 말하라고 하면 휴대전화와 함께 MP3플레이어를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휴대전화에 MP3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한 ‘MP3폰’은 저장용량이 작고 음질이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 휴대전화 따로, MP3플레이어 따로 장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리버’ 브랜드로 잘 알려진 레인콤이 절대 강자 위치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미국 애플, 삼성전자, 소니 등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며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가격도 떨어지고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플래시 타입도 용량이 커진다=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플래시 타입으로 약 60곡을 저장할 수 있는 256MB(메가 바이트)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노래를 편리하게 듣고 싶다는 수요가 커지면서 120곡을 저장할 수 있는 512MB가 많이 팔리고 있다. 또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저장용량이 커지면서 1GB(기가 바이트), 2GB 타입의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레인콤의 신제품 ‘N10’은 용량에 따라 128, 256, 512MB 제품으로 나뉜다. 영어와 중국어 등 40개 언어를 지원해 어학공부에 적합하며 한번 충전하면 20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옙 YP-F1’은 1GB 제품까지 나와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타입 MP3플레이어의 강자였던 미국 애플은 한국시장을 겨냥해 플래시 타입의 ‘아이팟 셔플’을 내놓았다. 가격도 512MB는 12만 원, 1GB는 18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싸다.

▽대용량의 HDD형 제품 인기=후발주자였던 미국 애플이 순식간에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것은 HDD타입의 제품 때문이었다. 저장용량이 20GB인 아이팟은 약 5000곡을 저장할 정도로 용량이 크다. 애플은 또 플래시 타입의 장점인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용량을 줄인 ‘아이팟미니’를 내놓았다. 4GB 제품은 23만 원, 6GB 제품은 29만 원에 판매된다.

레인콤도 애플에 맞서 HDD타입의 ‘H10’을 내놓았다. 용량은 5GB로 1200곡을 저장할 수 있으며 FM라디오 청취와 음성녹음이 가능하다. 가격은 29만7000원.

삼성전자의 ‘YH-820’ 모델은 크기가 1인치로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 용량은 1000곡을 담을 수 있는 4GB나 된다. 가격은 34만9000원.

소니는 과거의 ‘워크맨’ 신화를 되살린다는 목표 아래 MP3플레이어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 소니코리아가 내놓은 ‘NW-HD3’는 20GB 용량의 1.8인치 하드디스크를 탑재했다. 다른 회사의 20GB 용량 제품의 약 2배인 1만3000곡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가격은 49만8000원.

▽디자인이 예뻐진다=MP3플레이어 자체의 기술력은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처럼 높지 않다. 따라서 제품의 경쟁력은 이제 용량을 뛰어넘어 디자인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의 세계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MP3플레이어로 옮겨오고 있다.

‘YP-F1’은 본격적으로 패션을 염두에 둔 제품. 올해 초 독일에서 열린 ‘세빗(CeBIT)’ 전시회 때 남성 모델의 셔츠에 고정하거나 넥타이핀으로 사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레인콤의 N10, H10 역시 손쉽게 갖고 다닐 수 있도록 작고 가볍게 만들었으며 목에 걸고 다녀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가볍다.

▽가격이 떨어진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가격도 많이 내려가고 있다. 레인콤의 ‘H10’은 초창기 36만3000원에 판매됐으나 4월 1일부터 29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애플이 아이팟 셔플을 10만 원대에 내놓으면서부터 시작됐으며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엠피오 등 중견 업체들은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고 가격을 낮춘 실속형 제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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