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5주년]역량 업그레이드!… 한발 앞선 리딩뱅크로

  • 입력 2005년 3월 31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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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이 합쳐 지난해 11월 1일 출범한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은 “비로소 ‘틈새은행’을 졸업했다”며 “우리의 전략은 리딩뱅크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올 1월에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제일은행을 인수했다. 외국 은행자본의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맞서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은 물론 농협중앙회도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 주겠다”며 기꺼이 응전할 태세다.

목표는 일단 ‘국내 리딩뱅크(선도은행)’. 그들의 무기는 무엇일까.

‘덩치만 큰 공룡’이었던 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취임 후 재도약을 위한 수순을 착착 밟아가고 있다. 2월 말에는 직원 2200여 명을 내보내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달 초 세계 처음으로 선보인 ‘KB 위성방송 시스템’.

고객이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역량 강화의 핵심. 2003년 스마트 칩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국민은행은 현재 이 분야에서 50%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검투사’라는 별명답게 ‘금융주권 최후의 보루’, ‘국토 수비대’ 등 전투 용어를 써 가며 임직원들을 다그치고 있다.

인사, 연수, 성과평가 체계가 망라된 혁신적 인사 및 연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능력 있는 직원에게는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성과급을 주겠다며 독려한다.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은 대기업 거래처가 많다는 것.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프리 워크아웃 제도’를 실시해 적극적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LG투자증권을 인수해 비(非)은행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 소비자들에게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작지도 않다.

신한은행은 올 9월부터 통합작업이 본격화하는 조흥은행을 합칠 경우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이 시중은행 가운데 2위다. 하나은행도 충청은행, 보람은행에 이어 서울은행까지 합병해 자산규모가 100조 원에 육박한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성공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를 모토로 대대적인 고객 재발견사업을 벌여 맞춤형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가장 경쟁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는 리스크 관리능력을 한 단계 강화하고 인적자원 육성, 세계적 선진 금융회사와의 네트워크 강화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무한경쟁 시대에는 2위나 3위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미 지난해 12월 ‘동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이 은행은 LG카드, 외환은행 등 조만간 매물로 나올 굵직한 금융회사들을 인수할 후보 가운데 1순위로 꼽힌다.

시중은행은 아니지만 농협을 빼고는 리딩뱅크를 논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중앙회의 총수신만 93조5000억 원에 이르는 농협이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변화의 한가운데에 섰다.

기존 공제사업(보험) 외에 프랑스 CA그룹과 농협CA투신을 합작 설립한 데 이어 증권회사도 인수해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프라이빗뱅킹(PB) 전문점도 10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주말농장 분양, 농촌체험 프로그램, 벌초 대행 등 다른 은행들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서비스로 기존 고객들을 붙잡아둘 각오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강정원 국민은행장 “편하고 튼튼하고 지혜로운 은행으로”▼

국민은행은 개인 및 중소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대 은행입니다. 2001년 통합 이후 내부 효율성 제고를 위한 운영 프로세스의 선진화 노력과 상품과 서비스, 판매채널 부문에서의 금융혁신은 지속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틀을 토대로 국민은행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객관리 강화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양적 경쟁우위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적 경쟁우위와 지적 경쟁우위를 확충해 편하고 튼튼하고 지혜로운 은행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직원 및 고객의 금융교육에 대한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겠습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 “아시아기업 대표적인 파트너 되겠다”▼

2020년 한국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 수준의 세계 상위권 소득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북아경제는 세계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 즈음 우리은행은 고객의 부(富) 증대, 은행 증권 보험 카드를 결합한 다양한 복합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최고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의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시아 기업들의 대표적인 기업금융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통신, 유통, 전자 등 다른 업종과의 다양한 업무결합으로 최고의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디지털뱅킹 은행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 “고객중심 종합서비스 네트워크 변신”▼

요즘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기에 15년 후를 상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착실히 준비해 온 하나은행은 매우 괄목할 만한 모습으로 변신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하나은행은 아마도 은행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객들의 모든 생활영역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서비스 네트워크로 변신해 있을 것입니다. 고객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일상을 해결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아시아 전체를 포괄하는 광역 네트워크의 구축을 완료하여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아시아 산업발전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하는 리저널 뱅크(Regional Bank)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것입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성공적 통합 통해 亞리딩뱅크로 성장”▼

신한은행은 ‘조화롭고 균형 있는 초우량은행 구현’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ACE Shinhan!(Advanced! Creative! Excellent!)’을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규모만 크고 튼실하지 못한 맘모스가 아니라 비전, 역량, 성과, 조직문화와 사회적 역할의 수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흠결이 없는 은행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한은행은 성공적인 통합은행의 출범을 목표로 현재 다양한 통합 관련 기반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성공적 통합을 통해 장차 아시아 리딩뱅크(선도은행)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세계 수준의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가장 존경받는 세계적 금융기관될 것”▼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의 일원으로서 한국씨티은행은 가장 존경받는 세계적인 금융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씨티그룹은 세계적으로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직원 교육과 내부 통제 등을 금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세계적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프리미엄 뱅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시중은행으로서의 튼튼한 국내 영업 기반과 씨티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수준 높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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