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기업의 경영권도 인권처럼 보호를”

  • 입력 2005년 3월 2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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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용(尹鍾龍·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검찰이 기업의 법적 보호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 4층 강당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국가는 주권이 있고, 자연인은 인권이 있듯이 법인화된 회사는 하나의 개체로서 권리가 있다”며 “인권에 대응하는 기업의 경영권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가”라고 검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인권과 공권력, 사회의 지배구조를 지키는 것은 검찰”이라며 “하지만 아무 이유 없는 파업으로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봤을 때 통상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음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과거엔 나쁜 일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많이 변화하고 있으며 가장 큰 경제의 주체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그는 “기업보다는 사회적 지배구조가 더 큰 문제”라며 “사회 전체가 투명하지 않으면 30년간 긴 발전을 해 온 역동성이 상실되고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별강연을 마련한 ‘대검 포럼’은 검찰이 각계의 저명인사를 초청해 사회 이슈와 전문가적 견해 등을 듣는 프로그램. 그동안 대학 총장과 교수, 문화재 전문가, 유명 법조인 등이 강사로 초청됐으며 대기업 임원이 초청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부회장은 강연을 시작하면서 “강연 요청이 들어와도 말주변이 없어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검의 초대를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회사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더니 ‘최고 사정기관에서 부르는데 안 가면 되느냐’고 하더라”며 ‘검찰 소환’을 빗대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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