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활건 한판

  • 입력 2005년 3월 2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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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초대형 TV를 위해 PDP가 등장했고 얇고 선명한 LCD가 브라운관을 대체하는 가운데 LCD를 대체할 디스플레이로 OLED가 떠오르고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국내외 기업들은 3세대 휴대전화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의 출현으로 OLED가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자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OLED, 왜 각광받는가=OLED가 LCD와 다른 점은 스스로 빛을 낸다는 것. LCD는 유리기판 뒤에서 빛을 밝히는 백라이트(Back Light)와 컬러 필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OLED는 이런 장치가 필요 없어 LCD보다 두께는 3분의 1, 소비 전력은 2분의 1이면 충분하다. 화질도 훨씬 깨끗하고 시야각이 넓어 LCD와 달리 옆에서도 화면이 휘어 보이지 않는다.

OLED는 작동 방식에 따라 수동형(PM)과 능동형(AM)으로 나뉜다.

PM은 제조 방식이 간단하지만 AM에 비해 수명이 짧고 전력 소모량과 응답 속도 등에서 뒤처진다. 따라서 PM OLED는 3∼5인치의 휴대전화와 게임기 등 모바일 제품에, AM OLED는 컴퓨터 모니터와 TV 등에 주로 쓰인다.

▽국내 기업, 핵심사업으로 키운다=국내에서는 삼성SDI가 2002년부터 휴대전화의 외부창에 사용되는 PM OLED를 대량생산하면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컴퓨터 모니터용 14.1인치, TV용 21인치 OLED를 개발하며 10인치 이상 대형 OLED 분야의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때 삼성그룹에서 OLED 사업을 누가 주도할지를 놓고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신경전을 벌였으며 이 논란은 아직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LG필립스LCD와 LG전자는 20.1인치 OLED를 공동 개발했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오리온전기 대우일렉트로닉스 코오롱 효성 SKC도 OLED 부문을 미래 주력사업으로 선정했다.

▽일본, OLED는 빼앗길 수 없다=디스플레이 산업의 최강국이었던 일본은 PDP와 LCD 분야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OLED만큼은 한국에 질 수 없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파이오니아는 지난해 7월 삼성SDI에 이어 두 번째로 휴대전화용 PM OLED의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40억 엔(약 400억 원)을 투자해 AM OLED 생산라인을 신설해 생산 능력을 월 100만 장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LCD 사업을 포기하고 OLED에 전념한다고 밝히고 월 30만 장 규모의 AM OLED 생산라인 건설을 완료했다.

또 산요는 코닥과 OLED 생산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LCD 전문업체인 세이코엡손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편 대만에서는 라이트디스플레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LCD 생산회사인 AU옵트로닉스도 2006년 하반기(7∼12월) 대량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질의 반응 속도가 액정표시장치(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디스플레이. LCD와 달리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어 두께와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PDP TV값 100만원∼140만원 ‘뚝’▼

디지털 TV에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G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390만 원대의 42인치 고화질(HD)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내놓았다고 20일 밝혔다. 530만 원의 기존 42인치 PDP TV보다는 140만 원 정도 싸다. 이 회사는 또 700만 원대의 동급 제품보다 가격을 낮춘 590만 원대의 50인치 PDP TV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직영대리점 디지털프라자 등을 통해 42인치 PDP TV를 종전보다 100만 원 정도 낮은 449만 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PDP TV의 화면을 만드는 ‘PDP 모듈’ 공급 업체인 삼성SDI는 최근 “올해 42인치 HD급 PDP 모듈 가격이 작년보다 4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DP TV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자업계는 40인치급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대량생산에 나설 예정이어서 LCD TV와 PDP TV 사이의 가격 및 크기 경쟁도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40인치급 LCD TV가 500만 원대의 가격에 팔리고 있으나 앞으로 가격이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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