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해외에 팔린다…아시아계 투자회사 지분 80%인수 합의

  • 입력 2005년 2월 4일 01시 48분


한국 전자제품 유통의 2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가전 유통업체 하이마트가 해외 자본에 팔린다.

하이마트는 3일 아시아계 투자회사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에 임직원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 80%가량을 3000억여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또 두 회사는 지분의 12%를 갖고 있는 선종구(宣鍾九) 사장이 계속 경영을 맡는 데 합의했다. 대신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하이마트에 파견할 방침이다. 하이마트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3월 말까지 매각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7400억 원에 이르지만 자본금 규모가 136억 원에 불과해 국내외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의 표적이 돼 왔다. 이번 합의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종업원들이 갖고 있던 80%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으며 인수가격은 주당 5000원인 액면가격의 3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가전 유통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불황까지 겹쳐 3년간 매출액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성장의 한계에 부닥쳤다”면서 “이번 지분 매각 이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져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의 전신은 198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전자제품 전문점 ‘한국신용유통’이며 1999년 12월 하이마트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전국 250여 개 직영 점포를 갖고 있으며 전체 종업원은 1800여 명. 2001년 적자에서 2002년 흑자로 돌아선 뒤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UBS캐피털 출신 투자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난해 3월 설립한 아시아계 투자회사로 현재 서울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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