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전화 시장 ‘꿈틀꿈틀’…“지멘스, LG에 매각 협상”

  • 입력 2005년 1월 2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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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것인가.’

독일의 주간 경제지인 비르트샤프츠보헤는 20일 “세계 4위의 휴대전화 제조기업인 지멘스가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LG전자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2001년 지멘스가 이 같은 제안을 해왔지만 거절했고 이후로는 접촉이 없다”고 부인했다. LG전자는 “휴대전화부문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고 LG전자는 유럽식이동통신방식(GSM) 휴대전화를 이미 만들고 있기 때문에 GSM이 주력인 지멘스와 합병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멘스의 휴대전화 매각설’을 계기로 세계 휴대전화업계의 최근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멘스, 생존 가능성이 없다(?)=비르트샤프츠보헤는 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의 보고서를 인용해 “휴대전화시장은 경쟁 격화와 가격 하락을 겪고 있는 가전제품 시장을 닮아가고 있다”며 “지멘스는 생존해 나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지멘스의 휴대전화부문은 2003년 10월∼2004년 9월 매출액은 49억7900만 유로(약 5조 원)이지만 순이익은 1억5200만 유로(약 16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러 회장은 그동안 휴대전화부문의 구조조정과 매각, 사업포기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사업포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멘스의 실패는 노키아의 가격 인하 및 고급제품 출시, 모토로라의 수익성 개선 집중,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강한 추격 등의 틈바구니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지 못해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메이저업체의 시장지배력 강화=SK증권 안홍익 연구원은 ‘세계 휴대전화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메이저업체들의 시장 지배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의 기능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지만 가격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대량구매를 통해 부품 매입단가를 낮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밀려난다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앞으로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LG전자는 3세대 휴대전화 등 첨단 제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제조업체들은 매출액은 크게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정보통신부문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은 작년 3분기(7∼9월) 12.7%에서 4분기(10∼12월) 3%로 추락했다. ㈜팬택은 9.6%에서 5.6%로, 팬택앤큐리텔은 2.1%에서 0.9%로 악화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도 9.4%에서 5∼6%로 떨어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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