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항제철 환경타워를 가다

  • 입력 2005년 1월 14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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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기업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24시간 감시합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1문 옆에 우뚝 솟은 환경타워. 포항제철소 안의 500여개 굴뚝 가운데 오염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굴뚝 41개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시설이다.

환경감시 전용 탑이지만 최근 내부 단장을 새롭게 하고 밤에는 조명시설까지 갖춰 지역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포항제철소를 찾은 43만 명 가운데 1% 정도인 4000여명이 환경타워에 올랐다.

총 높이 104m인 환경타워는 75m 지점에 60평 넓이의 ‘환경감시사령탑’이 들어서 있다.

13일 오후 4∼5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승강기를 이용해 이 사령탑에 들어서니 동쪽으로 툭 트인 영일만과 호미곶이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270만평이나 되는 포항제철소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또 북쪽으로는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과 시내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였다. 지난해까지는 시내 쪽을 볼 수 없었지만 견학을 오는 시민들을 위해 전망대처럼 꾸몄다는 것.

이곳에는 환경에너지부 직원 3명이 교대로 24시간 근무한다. 오염 가능성이 있는 굴뚝에 최첨단 자동측정기를 설치해 환경타워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컴퓨터로 오염 상태를 점검하던 환경에너지부 김학문(金學文·48) 씨는 “오존과 미세먼지 등 10여 가지 오염물질을 법정기준치의 80%를 넘지 않도록 설정했고 그 결과를 30분마다 환경부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환경타워에는 컴퓨터 6대, 모니터 5대, 캠코더, 고성능 대형 망원경 등이 갖춰져 있다. 또 발전소와 고로, 소각로 등 주요 시설에도 감시카메라 8대가 설치돼 있다.

수많은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 대신 하얀 수증기만 모락모락 나오는 것도 얼핏 떠오르는 철강공장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환경에너지부 대기보전팀 박재범(朴宰範·35) 이학박사는 “환경타워는 포항제철소의 또 다른 상징”이라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환경타워를 방문해 잘 갖춰진 환경관리 체계를 실제로 느껴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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