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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9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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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T,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회사들이 새로 진출하는 신(新)사업 영역은 끝이 없다. LG텔레콤 전병욱 전략개발실장은 “통신회사가 벌이는 사업이 워낙 많고 다양해 5∼10년 뒤에 통신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나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통신사들의 신사업영역 개척을 ‘관련 사업 다각화’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초성원 실장은 “통신회사의 다각화는 통신망의 광대역화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거나 신산업이 탄생하는 환경에 맞추어서 진화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이런 현상 자체가 자본주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 ‘신사업백화점’인 통신회사
통신사가 가장 의미 있는 신사업으로 꼽는 영역은 방송.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 TU미디어는 10일부터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작한다.
통신회사와 미디어업계는 통신회사의 위성 DMB사업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통신회사가 콘텐츠 중계회사에 불과하지만 결국 방송 제작에까지 진출하게 돼 통신회사와 방송사들 간에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미 음악, 모바일 게임, 포털 분야에서는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과 우수한 인력 풀,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통신회사가 진출하는 업종마다 핵심축으로 부상(浮上)하고 있다.
통신회사가 ‘음원(音源) 유통’의 중심이 되고 SKT의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닷컴)와 KT의 자회사인 KTH(파란닷컴)가 이미 유력한 포털사이트로 떠올랐다.
○ ‘유비쿼터스 사회의 중심’을 꿈꾸는 통신회사
통신회사들은 또 홈네트워킹과 텔레매틱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 등 제조업종 대기업과도 ‘협력과 경쟁’이 상존하는 ‘코피티션(Coopetition)’ 관계를 맺고 있다.
이미 SKT텔레콤과 KTF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공급받으면서도 스스로 단말기를 생산하는 자회사를 세웠다. SK텔레콤과 현대 기아차는 텔레매틱스 사업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홈네트워크 사업에서도 통신회사와 가전사들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KT 경영전략실의 한 임원은 “전통 산업이 정보기술(IT)과 결합돼 새로운 사업 분야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통신사들에 다양한 신사업 진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신사업분야에서 통신사가 각 산업의 주요 업체들과 협력할 것인지 경쟁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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