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노기호 사장 “카드 출자전환 절대못해”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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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호(盧岐鎬·사진) LG화학 사장은 26일 “채권단이 LG카드 증자(增資) 문제와 관련해 시장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LG 측에 출자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LG화학은 현재 상태로는 절대로 출자전환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LG카드 출자전환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인 LG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견해를 분명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노 사장은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LG카드의 경영현황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전혀 없다”며 “이런 상태로는 우리 회사 이사진이 출자전환을 승인해 줄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최근 사내외 이사들이 간담회를 가졌으나 출자전환에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이사들은 LG카드에의 출자를 승인할 경우 자칫 배임죄(背任罪)에 해당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재산상의 심각한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채권단의 행태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LG카드는 8월부터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출자전환을 하지 않으면 유동성 문제로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채권단이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제 와서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주주와의 약속을 위반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 하락 및 기업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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