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내년 설비투자 둔화

  • 입력 2004년 12월 1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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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내년도 설비투자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보통신(IT)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60%대에서 내년에 한자리 수 대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와 수출둔화가 예상되면서 설비를 확충해 생산량을 늘려야할 필요성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국내 2800여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도 설비투자 증가율은 9.1%에 그쳐 올해 증가율(31.2%)에 비해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산업은 올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작년 대비 63.4% 늘어나면서 제조업 총투자의 54%를 차지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IT 교체수요가 마무리되고 추가적인 설비투자 확충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내년 IT업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6.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 42.4%에서 내년에는 10.0%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비(非)제조업 분야도 경기부진 여파로 통신업과 유통업 등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올해 13.8%에서 7.4%로 낮아질 전망.

기업규모별로 대기업 설비투자는 올해 45.8%에서 내년 1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올해 -6.8%에서 내년 -13.0%로 설비투자를 더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를 가로막는 최대 요인은 내수 및 수출둔화에 따른 수요부진(45.4%)이다. '자금 문제'를 지적한 업체는 12.3%에 그쳐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애로는 크지 않았다.

산은 정봉렬 조사부장은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담(9.8%)도 설비투자를 미루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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