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엔 빨갛게”…기업들 “소비자 눈길 확 끌어라”

  • 입력 2004년 11월 1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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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몸체를 빨간색으로 한 제품과 로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매운 맛과 빨간색 로고를 앞세운 ‘불닭’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으로 기업들이 보다 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빨간색을 선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레드 열풍 제품들’=질레트코리아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신제품 ‘마하3 터보 챔피온’ 3중날 면도기. 이 제품 개발에는 약 10년간 7억5000만달러가 투자됐으며 45가지의 특허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질레트사가 제품 개발을 마무리하면서 야심적으로 도입한 것이 ‘레드 컬러’에 질주하는 자동차의 이미지를 가미한 외부 디자인. 면도날이 날카로워 사용시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블랙이나 실버 색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강조하던 것과는 정반대다.


올림푸스한국의 ‘페라리 디지털 모델 2004’ 디지털카메라는 일반 디지털카메라보다 5배 이상 많은 검사 과정을 거치고 일부 외부 처리는 수작업으로 할 만큼 공을 들였다. 이 제품도 카메라에는 잘 쓰지 않는 페라리 자동차의 색깔을 딴 빨간색을 입혔다.

소니코리아가 이달 초부터 국내에서 팔기 시작한 ‘바이오(VAIO) T시리즈’ 제품도 개인용 컴퓨터 몸체에는 잘 쓰지 않는 ‘버건디’ 컬러. 고급 가죽 커버의 양장 다이어리에서 모티브를 얻어 고급스러운 ‘버건디’ 컬러의 금속 몸체 표면에 짙은 붉은색을 처리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경기 불황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확 날리는 듯한 화끈한 매운 맛의 닭고기 요리인 ‘불닭’이 인기다. 불닭은 프라이드치킨→양념통닭→찜닭의 계보를 잇는 닭고기 요리의 최신 버전. 불닭의 원조격인 ‘홍초 불닭’은 붉은 고추를 뜻하는 홍초를 브랜드로 하고 불타는 매운 맛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조화된 로고를 채용했다.

▽‘레드는 오래도록 사랑받는 색깔’=‘색의 여왕’ 빨간색을 브랜드 자산의 하나로 하고 있는 업체가 ‘SK정유’, 이 업체는 고소영 엄정화 이효리 등을 모델로 하면서 특히 빨간색을 강조해 ‘빨간색=SK정유’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많은 세계적 기업도 기업 로고나 상품 로고에 빨간색을 오래전부터 써 왔다. 로열 더치셸, 맥도널드, 코카콜라, 피자헛 그리고 케첩회사 하인즈, 홍차회사 립톤 등. 제품의 색깔이나 특성 때문에 빨간색을 쓰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다.

국내 기업 중에도 SK 외에 LG 롯데 신세계 한화 코오롱 기아 농심 오리온 빙그레 금강제화 등이 로고에 빨간색을 넣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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