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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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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거래일인 12일 1104.5원으로 마감했던 환율은 이날 개장 후 10여분 만에 8원이나 하락하며 심리적 방어선이던 1100원을 뚫고 내려갔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환율 방어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오전 9시6분경에는 10여초 동안 ‘사자’ 주문이 한 건도 없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외환딜러들은 “이는 외환시장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가 “환율 하락은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이후 환율은 반짝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율은 다시 하락했다.
외환딜러들은 장이 끝난 뒤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설지, 어느 수준에서 방어할지 예상하기 힘들다”며 “어떤 예측도 무의미한 상태”라고 푸념했다.
정부가 환율 방어용으로 쓸 수 있는 ‘실탄’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김두현(金斗鉉) 과장은 “정부 외에는 다른 매수세력이 없지만 현재 달러 매입에 쓸 수 있는 돈은 1조원가량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을 반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과 ‘어떻게든 개입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맞서고 있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돼야 한다”며 무리한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개입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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