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콜금리 0.25%P 인하… 경기 부양 ‘지원 사격’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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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은 ‘물가’보다 ‘성장’에 더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은 박승(朴昇) 총재는 “콜금리를 동결한 9, 10월 물가와 성장의 비중이 50 대 50이었다면 지금은 45 대 55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 판단의 변화를 가져온 주요인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동향. 10월 들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던 국제유가는 10월 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초 1150선에서 이달 9일 7년 만의 최저치인 1103.6원으로 떨어졌다.

금리인하로 경기를 부양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인 물가상승 걱정을 덜 수 있는 상황이다.

박승 한은 총재

박 총재는 “공공요금과 담뱃값 인상 등 물가 불안요인이 남아 있지만 올해와 내년 물가는 목표 범위 안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안 좋고, 올 하반기보다 내년 상반기가 더 나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과 다른 이번 콜금리 인하는 한은이 최근 본격화한 정부의 ‘경기부양’ 움직임에 동조하는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우리도 경기에 중점을 두겠다’는 한은의 의지를 나타내는 정도의 상징적이고 심리적인 효과를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도 경제에 생기가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 상황”이라며 “부동산시장의 부동자금을 생산부문으로 끌어내고 경제외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진정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내년 1·4분기(1∼3월)에는 지난 8월과 이번 금리인하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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