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부인속인 CEO는 주주도 속여”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18분


코멘트
“부인을 저버린 최고경영자(CEO)는 회계감사나 주주도 배반한다.”

‘주식회사 미국’의 신뢰성을 뒤흔들었던 회계부정사건 뒤에는 최고경영진의 혼외정사 등 윤리적 문제가 있었다고 USA 투데이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재판기록 등을 종합해 최근 보도했다.

최고경영진의 바람피우기와 회계부정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통계수치는 아직 나온 적이 없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사례들로 미루어 일정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데니스 코즈로프스키 전 타이코그룹 회장은 첫 부인과 결혼한 상태에서 정부를 뒀고 이 밖에도 부하 직원들과 최소한 2건의 혼외정사가 있었다.

또 월드컴의 CEO였던 버니 에버스는 공공연하게 회사 판매담당 이사 크리스티와 사귀다 첫 부인과 이혼하고 크리스티씨와 재혼했다.

엔론의 최고경영진 중 한 사람이었던 제프 스킬링은 첫 부인과 이혼한 뒤 홍보실 여직원과 동거하면서 그를 연봉 60만달러의 비서로, 다음엔 이사로 승진시키기까지 했다.

엔론의 에너지 서비스부문 책임자였던 루 페이는 댄서와 사귀다 부인과 이혼했으며, 엔론 브로드밴드의 대표였던 켄 라이스는 여성 임원과 공공연히 사귀었다고 한다.

메릴랜드주에서 290억달러의 연금기금을 운영하다 1억달러를 횡령한 죄로 7년6월형을 선고받은 네이선 채프먼의 정부들은 서로간 시샘이 지나쳐 채프먼씨의 비리를 폭로해 버렸고 결국 유죄로 이끌어 그를 파멸시켰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사내의 부정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은 “경영자들이 자신의 부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회사 동료와 이사회, 감사들에게도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호건은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은 정직한 결정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횡령, 거짓말, 물질 남용, 혼외정사는 모두 같은 뿌리”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미국 기업들은 최고경영진을 채용할 때 전문지식과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사생활과 개인윤리 측면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주 화물운송회사인 데이턴 프레이트는 면접 과정에서 가정과 가족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은 직급과 관계없이 아예 채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 전략 전문가인 데이비 스테인은 “최고위급 간부들을 채용하려는 회사는 최소한 한 번은 배우자들과 함께 면접을 받도록 해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