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차 신기록 양산=현대차는 2002년 2월 중국 정부와 합작 의향서를 맺은 뒤 그해 5월 정식 계약을 체결하여 10월 회사(베이징현대차)를 설립했다. 이후 단 2개월 만에 EF쏘나타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외국 기업들이 합작 의향서 체결에서부터 첫 차를 출고하기까지 2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초스피드 경영의 진수를 보여준 셈이다.
베이징현대차는 또 2002년 12월 EF쏘나타를 선보인 지 1년 만에 5만대 생산 판매를 달성했으며 올해 10월에는 판매 누계 16만대를 돌파했다.
노재만(盧載万) 베이징현대차 총경리(사장)는 “일본 혼다자동차가 중국 생산 3년 만에 5만대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로 사세(社勢)가 확장된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의 올해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160% 늘어나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시장의 평균 성장률 17%의 10배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 속도’ 비결은=현지 언론들은 베이징현대차의 성장세를 ‘현대 속도’라고 표현한다. 현대 속도의 비결은 법인 설립과 생산 설비 구축 동시 진행, 부품회사와 동반 진출, 중국의 자동차 수요 폭증 시점과 현대차의 진출 시기 일치 등으로 요약된다.
현대차는 합작 의향서 체결을 추진하면서 공장 설비를 발주함으로써 회사 설립에서 공장 건축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줄였다.
또 부품회사 49개사와 함께 진출했다. 이들은 모두 베이징현대차 공장에서 차로 1시간 거리 안에 포진해 재고부담을 크게 줄였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2002년 50%, 2003년 75%로 급증한 시점에 현지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도 단기간에 베이징현대차가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 밖에 다른 회사들은 30∼40년 전에 단종된 모델을 중국에서 판매하는 반면 베이징현대차는 최신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도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요인으로 분석됐다.
작년 말 베이징 차오양 지역에 베이징현대차 대리점을 연 류언순(劉恩順) 총경리는 “최근 1년간 번 돈이 그 전에 유럽 차 대리점을 7년간 하면서 번 것보다 많다”며 “12월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이 선보이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더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연산 15만대 규모인 1공장을 내년 9월까지 30만대로 증설하는 동시에 연산 30만대의 2공장을 신설해 2007년까지 6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베이징=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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