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재생 프로그램, 윈도에 끼워팔기 그만”…리얼네트워크, MS 제소

  • 입력 2004년 11월 7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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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및 음악재생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리얼네트워크사(社)의 분쟁이 유럽과 미국에 이어 한국까지 확대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미국 리얼네트워크사가 지난달 말 국내 법률대리인을 통해 MS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리얼네트워크는 MS가 서버 운영체제(OS)에는 미디어서버 프로그램을, PC운영체제에는 미디어플레이어 프로그램을 각각 끼워 팔아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이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3월 같은 사안으로 MS를 조사한 뒤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5억유로(약 72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MS는 이에 불복해 EU 사법재판소에 제소한 상태.

리얼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동영상과 음악을 방송처럼 전해 들을 수 있는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리얼플레이어(RealPlayer)’라는 이름으로 199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한때 이 분야에서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MS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1999년까지 90%를 넘었으나 이후 급락해 2002년 한국 지사를 철수하기도 했다.

또 한국에서도 ‘벅스뮤직’이 유료화되는 등 ‘미디어 스트리밍’ 사업이 수익 사업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자 리얼네트워크가 미국에서 MS와 벌이던 분쟁을 한국으로 이어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리얼네트워크의 한국 콘텐츠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미디어2.0’의 박태훈 전략기획팀장은 “리얼네트워크는 곧 한국 시장에 지사를 설립하고 미디어 스트리밍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MS의 미디어서버 및 미디어플레이어 끼워 팔기가 공정한 시장 경쟁을 막아 어쩔 수 없이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MS의 권찬 이사는 “TV에 스피커가 달렸다고 홈시어터 제조업체가 TV업체를 비난하지 않듯 리얼네트워크를 제외한 다른 회사는 미디어플레이어 사업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공정위 조사에 최대한 협력해 정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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