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경제 조로화 증세 지적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8시 14분


‘한국 경제가 조로증(早老症)을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펴낸 ‘한국 경제의 조로화를 나타내는 7가지 현상’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체질이 허약해지면서 조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조로화 현상의 첫 번째로 1998년 8월 이후 한국의 경기확장기가 24개월로 1972∼98년의 확장기(34개월)에 비해 10개월 짧아졌고 경기 수축기는 35개월로 과거의 19개월보다 16개월이나 길어져 호황이 짧아지고 불황은 장기화됐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1972년 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돈 것도 조로화를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2003년 세계 경제가 3.9% 성장했으나 한국은 3.1% 성장했으며 올해도 세계가 5.0%(국제통화기금 추정치) 성장할 때 한국은 4.6%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와 기업의 신규고용 기피로 1993년 30대였던 제조업의 생산주축 연령이 10년 만에 40대로 증가한 점도 조로 현상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을 조기에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은 저(低)성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국가 경쟁력이 상실돼 선진국 진입이 요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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