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시중금리 수준의 지표가 되는 콜금리를 두 달 만에 다시 내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일 채권값이 강세(금리 하락)를 보이는 등 콜금리 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가안정을 정책목표로 삼는 한은은 “인하와 동결 가능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고심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콜금리 하락 예상=5일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40%로까지 떨어지면서 하루짜리 콜금리(3.50%)와 무려 0.10%포인트나 벌어졌다.
국고채 금리는 전날 0.08%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 수준이 역전된 것은 작년 6월 이후 처음.
일반적으로 장기채권에 투자할수록 이자율이 더 높다. 그러나 최근 장단기 금리 추이를 보면 ‘하루 동안 돈을 굴리는 게 3년간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큰손’들이 이번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채권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증권 마득락 채권영업부장은 “시장은 콜금리 0.25% 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일부이지만 0.50%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 임광택 채권운용본부장은 “실물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책당국도 물가보다는 성장 쪽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콜금리 인하 쪽에 기대를 걸었다.
▽한은은 고심 중=시장전문가들은 한은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한은이 8월에는 경기 부진을 우려해 콜금리를 내렸다가 9월에는 물가 불안을 이유로 콜금리를 동결했다는 것.
한은 고위관계자는 “경기 하강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것이 사실이고 고유가와 곧 단행될 담뱃값 인상 등을 고려하면 연말 물가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며 ‘인하’와 ‘동결’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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