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일정액 내는 ‘적립식펀드’ vs 한꺼번에 내는 ‘일시납펀드’

  • 입력 2004년 9월 2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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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가 출렁거릴 때는 펀드대금을 매달 일정액씩 내는 적립식이 일시납입식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은 올해 지수 최고치(936.06) 기록일인 4월 23일 ‘템플턴그로스 주식형4호’ 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한 Y씨(42·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가입일 대비 수익률(9월 20일 현재)이 3.59%라고 21일 밝혔다.

5개월간 매달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납입한 결과 17만9349원의 수익이 생긴 것.

반면 같은 날 동일한 펀드에 가입하면서 대금을 한꺼번에 낸 K씨(44·강남구 대치동)는 이 기간 10.16%의 손실을 봤다. 원금 1000만원이 898만4000원으로 줄어든 것.

증권사가 같은 펀드의 대금 납입방식에 따른 수익률 차이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사공창한 차장은 “Y씨의 경우 지수가 하락하면서 수익증권 평균 매입비용이 싸지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Y씨는 4월 23일 적립식 펀드에 100만원을 내고 가입했다. 매달 26일 100만원씩 정기 납부하는 방식이다.

주가지수는 4월 말부터 하락했다. 펀드수익률은 5월 말 ―5.35%, 6월 말 ―6.05%, 7월 말 ―8.17%로 급감했다.

펀드 운용수익에 대한 권리증서인 수익증권 매입가격도 덩달아 하락했다.

수익증권 거래단위인 1000좌당 기준가격(펀드 실제가치)은 4월 23일 2247.12원에서 7월말 1800.81원으로 뚝 떨어졌다. 수익증권 1000좌당 평균 매입가격이 그만큼 싸진 셈.

이에 따라 Y씨가 10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수익증권 좌수는 4월 23일 445좌에서 7월말 555좌로 늘었다.

최근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주가 하락 기간에 싸게 산 수익증권이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펀드 누적 수익률은 8월 말 ―1.04%를 나타내더니 9월 20일 현재 3.59%까지 치솟았다.

반면 1000만원을 한 번에 넣은 김씨는 지수 하락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김씨의 펀드수익률은 가입일(4월 23일)과 비교하면 7월 말 ―20.23%까지 떨어졌다. 9월 20일 현재 수익률은 ―10.16%.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최근 지수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고 생각되면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적립식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지수가 오르기만 한다면 일시납입식이 낫다. 펀드 기준가격이 가장 싼 시점에 수익증권을 대량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랜드마크투신운용 최홍 사장은 “적립식이 일시납입식보다 좋다는 주장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크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유럽계 펀드 투자지표인 FTSE지수 선진시장에 편입돼 지수 변동성이 줄어들 경우 적립식 펀드의 이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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