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사관계 세계 최악… 외국인 투자 기피 주원인”

  • 입력 2004년 9월 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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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의 노사관계,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스티븐 베어 서울사무소 대표는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 강연을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최악의 노사관계를 갖고 있고 이것이 외국인 투자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베어 대표는 이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은 조사 대상 60개국 중 노사관계 생산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이 다른 나라보다 갑절 이상 높고 이것이 한국노동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이 노동생산성의 급격한 저하로 다른 경쟁국보다 훨씬 많은 노동 비용을 쓰고 있다”며 “적대적 노사관계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난관이며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 유럽연합(EU) 의장 등 외국인들도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노동력이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며 “한국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노사정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고 노사 대립이 계속되는 한 경제 성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베어 대표는 한국경제의 현실과 관련해서도 따끔한 충고를 쏟아냈다. 한국 경제가 아직 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경기 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열악한 투자 환경으로 인해 다른 국가에 비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한국은 선진국이 될지 그러지 못할지 기로에 서 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기로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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