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시장 ‘블랙홀’…8월 국내수탁고 60%

  • 입력 2004년 9월 5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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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를 견디지 못한 시중자금이 은행권을 빠져나와 투신권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 60%가량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콜금리가 인하되면서 8월 한 달 자산운용사 수탁액은 3조77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59.9%인 2조2620억원을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차지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등록된 회원사 45개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40%를 넘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12개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계 25%가 시장의 60%를 점유한 셈이다.

UBS그룹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시장 ‘독식(獨食)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외국계 투자은행인 UBS그룹이 한국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밝힌 데 이어 세계 1위 헤지펀드 회사인 맨인베스트먼트도 국내 간접투자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에 앞서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캐피털과 피델리티도 이미 금융감독원에 자산운용 영업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자산운용협회 김정아 실장은 “올해 6월 말 현재 외국계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8.1%로 2001년 말(17.4%)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면서 “앞으로 퇴직연금제 도입 등으로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확대되면 외국계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 펀드시장 싹쓸이는 국내투자자가 전문성과 투명성이 한수 위인 외국계 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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