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외국 파트너”… 기업들 “경쟁력 확보” 잇따라 결별

  • 입력 2004년 9월 1일 18시 43분


외국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던 한국 회사들이 잇달아 독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선진 기업들로부터 기술력과 마케팅 기법 등을 전수받기 위해 제휴를 맺었지만 자체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향은 주로 정보기술(IT)이나 전자, 자동차 업계 등에서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최근 컴퓨터 부문에서 제휴를 맺고 있던 미국 IBM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IBM은 1996년 LGIBM을 설립한 뒤 기업용 컴퓨터 시장을 주로 공략했지만 개인용 노트북컴퓨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지금과 같은 제휴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LGIBM은 신형 노트북컴퓨터 개발을 IBM측에 요청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2002년 말 LG전자가 ‘X노트’ 시리즈를 독자 개발해 매출액 기준으로 LGIBM의 기존 노트북컴퓨터인 ‘씽크패드’를 앞질렀다.

현대자동차도 5월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 관계를 청산했다.

현대차는 인도와 중국 등에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품질 수준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독자 행보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임러는 지난달 현대차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삼성SDI도 일본 NEC와 함께 설립한 SNMD의 NEC 보유지분 49%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특허를 올해 2월 910억원에 인수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산요의 드럼세탁기를 한국에 판매했지만 올해부터는 제품 공급을 받지 않고 있다. 대신 2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해 온 독자 브랜드의 드럼세탁기를 10월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팬택도 모토로라와의 지분 관계를 청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모토로라가 지분을 정리한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팬택이 자체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지분 매각과 전략적 제휴 관계 유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한국 기업과 외국사와의 제휴 관계 변동 현황
회사제휴 관계 변동 이유
LG전자-IBM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개인용 노트북(X노트) 판매가 늘면서 제휴 필요성 감소
현대자동차-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차의 품질 경쟁력 향상과 독자적인 해외 시장 개척으로 제휴를 통한 기대이익 감소
삼성SDI-NEC삼성SDI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독자 수행 가능
대우일렉트로닉스-산요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독자 브랜드의 드럼세탁기 개발 가시화
자료: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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