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5분기 연속 감소…2분기 GDP 5.5%성장

  • 입력 2004년 8월 20일 18시 45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2·4분기(4∼6월) 경제 성장률이 5.5%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5.4% 성장했다.

그러나 민간소비가 5분기 연속 감소하고 건설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상반기 성장을 주도한 수출 증가세가 고유가 등 원자재난 영향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잠정)’에 따르면 2·4분기 GDP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5% 성장했다. 이는 2002년 4·4분기(7.5%)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성장률 기준지표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직전 분기 대비 GDP 성장률은 0.6%에 그쳐 작년 4·4분기(2.7%) 이후 2분기째 둔화 추세를 보였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컴퓨터 등 내구재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들면서 0.7% 감소했다. 소비는 작년 1·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6.2% 증가하면서 4분기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를 합친 내수는 2.2% 증가해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투기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전 분기 4.1%에서 3.8%로 둔화됐다.

수출(물량 기준)은 반도체 통신기기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 제품 수출이 큰 폭 늘면서 작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1·4분기(29.2%)에 이어 30% 가까운 증가율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한은 변기석(邊基石) 경제통계국장은 “내수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지출은 감소세를 멈춘 데 불과하다”며 “설비투자도 반도체 등 일부 수출 호황 업종에서 이뤄져 내수 회복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고유가와 미국경기 둔화 등으로 하반기부터 수출 증가율이 낮아져 올해 전체 성장률은 4%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의 실질 구매력 변화를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는 데 그쳐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이는 반도체 철강 등 수출품 가격보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수입가격이 더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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