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폰→디카폰→?…휴대전화 차세대 대표선수 ‘급구’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05분


코멘트
‘디카폰 다음에는 무얼 먹고 사나.’

최근 선진국 휴대전화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이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일본과 한국 기업들은 2002년경부터 불어 닥친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를 결합한 ‘디카폰 열풍’으로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등 개발도상국가의 업체들도 디카폰을 판매하면서 기술선도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300만 화소가 넘는 디카폰을 개발한 데 비해 중국 업체들은 30만 화소급을 내놓고 있어 기술 격차가 6개월 정도 차이가 있지만 곧 따라잡힐 추세다.

LG경제연구원 남대일 연구위원은 “최근 휴대전화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는 곳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으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곳”이라며 “이 때문에 신개념의 휴대전화가 나와야만 기술선도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전화의 소형화(90년대), 컬러 휴대전화(2001년), 디카폰(2002년)처럼 휴대전화의 트렌드를 바꿀 만한 차세대 휴대전화가 나와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선도업체들은 게임폰 PDP폰 스마트폰 MP3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내놓고 있지만 디카폰처럼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핀란드 노키아는 차세대 휴대전화를 게임폰으로 예측하고 투자를 했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봤다.

최근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 제품은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폰. 차세대 휴대전화는 기능보다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고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방송과의 결합이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DMB 사업에는 각 국가가 결정하는 표준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 유럽 중국 등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정부가 한국이나 일본 기업에 유리한 표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

차세대 휴대전화는 엉뚱한 방향에서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엔터테인먼트보다 더 강력한 수요는 ‘건강’이기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주는 칩이 달린 휴대전화 등 바이오 기능을 갖춘 차세대 휴대전화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휴대전화가 무엇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투자를 했다가 예측이 틀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며 “열린 자세로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