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전화 제조社 “중국 때문에”…저가공세에 경영난

  • 입력 2004년 7월 27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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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

26일 텔슨전자가 법원에 화의를 신청했고 세원텔레콤은 5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역시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스탠더드텔레콤과 이론테크가 지난해 부도를 냈고 올해 들어서는 모닷텔이 부도를 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다. 중국은 1∼2년 전만해도 가장 큰 시장이었지만 중국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한국기업들의 휴대전화 중국 수출은 2002년 13억달러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2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9%나 줄었다.

대기업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10%대인 반면 중소 중견기업들은 70%가량으로 중국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은행권은 이들 기업에 대해 자금 상환까지 요구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은 와중에도 일부 업체들은 낮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파키스탄 등에 휴대전화를 수출하는 ‘틈새전략’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치열한 경쟁은 상위권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등의 영업이익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노키아의 가격 인하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권 업체의 영업이익률도 나빠지는 추세”라며 “영업이익률이 점차 떨어질 경우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많아지면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위원회는 27일 최종부도가 확인된 텔슨전자의 코스닥 등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텔슨전자는 26일 만기가 도래한 18억9548만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등록 취소된 코스닥 기업은 최종부도 사유로 퇴출된 4개사를 포함해 모두 28개사로 늘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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