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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8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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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회복 시점을 점치기 힘든 데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 온 수출 증가세가 하반기에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민간 경제예측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추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곧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현실과 맞지 않는 낙관론으로 번번이 실기(失期)했던 경험 때문에 경제 주체들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민간분야에 확산되는 한국경제 비관론=미국 콘센서스 이코노믹스의 전망치는 해외 유수의 투자은행, 증권사, 국내 경제연구소 등 국내외 대표적인 민간기관이 한국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콘센서스 이코노믹스의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최근 들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는 1.8%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월에만 해도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5월에 2.6%까지 떨어진 뒤 6월에 더 하락했다.
설비투자도 5월에는 올해 4.5%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6월에는 3.7%로 하향조정됐다.
보고서는 특히 하반기에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인 데다 내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강조했다.
▽민간 성장률 전망치는 더욱 하락할 듯=콘센서스 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줄곧 하락세였다.
지난달 말 미국 씨티그룹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3%에서 5.0%로 대폭 낮췄다. 씨티그룹은 “하반기에 한국의 국내 수요가 수출 둔화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살아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우리 경제가 연간 5.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던 LG경제연구원도 8일 5.0%로 하향조정했다. 하반기에 소비와 투자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그동안 호조를 보여 온 수출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만 기존 전망치 유지=한은은 8일 수출 증가세 둔화와 건설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들어 하반기 성장률 전망을 당초 5.6%에서 5.0%로 낮췄다. 다만 한은은 “내수경기가 3·4분기(7∼9월)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4·4분기(10∼12월)에는 증가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 전망 5.2%는 그대로 유지했다.
재정경제부도 7일 발표한 ‘2004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대로 고수했다. 민간 경제예측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 하락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민간과 정부 전망의 근본적 차이는 내수 회복 시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 내수 회복을 점치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내수 침체가 심각한 데다 하반기에 수출 증가세마저 꺾이면 경기 하강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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