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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8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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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결정방식에 대한 시각차=아파트 분양원가는 △택지비 △건축비 △기타비용(광고 판매 관리 비용)으로 이뤄진다. 분양가격은 여기에 업체 이윤을 더한 것이다.
주택업체들이 실제로 분양가를 결정하는 데는 주변 시세가 많이 참고된다. 비용에 적당한 이윤을 얹는 방식이 아니라 인근의 기존 아파트 시세에서 얼마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이다.
즉 최근 시장 동향과 자사의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해 △기존아파트 시세가 높은 수도권에서는 시세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기존아파트 시세가 낮은 지방에서는 시세보다 조금 높은 선에서 분양가를 정한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윤극대화다.
서종욱 대우건설 전무는 “분양시장은 기복이 심해 언제 미분양이 생길지 모른다. 민간업체로서는 분양가 책정에 이런 위험요인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 등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은 아파트 분양가가 다르게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가 공개론자들은 “공산품은 대부분 원가와 유통마진이 알려지는데 아파트를 파는 주택업체가 원가를 숨기고 폭리를 챙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분양원가를 공개함으로써 ‘원가 공개→과도한 분양수익 폭로→분양가 인하’ 효과를 노린다.
여론의 감시와 압력으로 업체의 분양 수익을 최소한의 수준, 즉 공산품의 정상이윤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업체 폭리 취하나=건설산업연구원의 이상호 박사는 “건설업체 컨설팅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최근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분양수익률 40%)나 한국주택협회(2%)가 제시한 수치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아주 극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건설업체의 분양수익률을 △공공택지 내 자체사업 10% △재건축사업 10% △도급사업 5% 미만으로 각각 추정했다.
건설업체의 수익성 지표는 대체로 일반 제조업체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건설업종 애널리스트인 강관우 연구위원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작년까지 6개 대형 건설업체의 매출액총이익률(총이익÷매출액×100)은 10∼13%로 이 기간 상장 제조업체 평균 17∼23%보다 낮다.
이에 대해 건설업체의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 공인회계사는 “2∼4년에 걸쳐 선분양 방식으로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업체의 ‘제멋대로’ 회계는 악명이 높다”면서 “분양원가 공개보다 건설업 회계기준 정비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뭐가 달라지나=분양가가 떨어져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쉬워지고 아파트 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원가 공개론자들은 주장한다.
반면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실증분석 결과 기존아파트 시세는 경기 물가 가계소득 등에 따라 결정되며 분양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렇다면, 분양가를 내려도 기존아파트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업체가 가져가던 수익을 투기꾼이나 운 좋은 당첨자가 챙기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원가 공개만으로 원가 공개의 당초 취지인 서민층 주택문제 해결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모적인 원가 공개 논란에서 벗어나 서민이 부담할 수 있는 저렴한 공공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해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분양가 자율화(1998년) 이후 아파트 분양원가 상승 요인 | |
| 구분 | 분양가 자율화 |
| 택지비 | -택지 공급 부족에 따른 택지가격 상승 -용적률 감소(350%→200∼250%)에 따라 분양원가에서 택지비 비율 증가 -공공택지 전매에 따른 택지비 상승 |
| 건축비 | -안목치수 적용에 따른 분양면적 1∼2평 증가 -지하주차장 면적 증가(7m→10m) -발코니 너비 증가(1.5m→2m)에 따른 서비스 면적 증가 -마감재 고급화로 비용 증가(건축비의 15%→45%) |
| 기타 비용 | -기술 및 브랜드 개발 비용 증가 -견본주택 고급화에 따른 비용 증가 |
| 분양원가(A) | 택지비+건축비+기타 비용 |
| 분양가격(B) | 인근의 기존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결정 |
| 수익(B-A) | 불황에 대비해 수익성 있는 사업장에서 이윤극대화 제조업체에 비해 건설업체 이익률이 낮음 |
| 자료:건설업계, 주택산업연구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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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용기자 lcy@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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