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방세 체납 줄여라” 채찍과 당근 묘안 백출

  • 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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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잘 내시면 상품권 줍니다. 공영 주차장 요금도 면제해줍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방세 체납자가 늘어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체납자에 대해서는 월급과 보험금을 압류하는 한편 인터넷에 체납자의 실명공개를 추진하는 등 전례 없이 강력한 징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잘 내면 ‘당근’=충북 청주시는 6월분 정기 자동차세를 조기에 납부한 시민 100명을 추첨해 1년간 공영주차장 요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정기분 지방세와 취득세 등 신고 납부세를 체납하지 않고 납부기간 내에 낸 시민들이 납세증명서와 과세증명서를 발급받을 경우 8월부터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연말에는 성실체납자 100명을 뽑아 3만원짜리 재래시장 상품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400여명의 성실납세자와 50여개 모범직장을 선정해 성실납세 인증서와 함께 농산물 상품권을 지급했다.

인천시와 자치구들은 성실납세자에게 공영주차장 무료사용권, 문화상품권, 손목시계 등을 주고 있다.

이밖에 부산과 울산, 대구시 등도 성실납세자와 기업에 각종 선물과 혜택을 듬뿍 안기고 있다.

청주시 재정경제국 재무과 오덕근씨는 “체납액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납세 기피 분위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세는 자치단체 재정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중요 수입원이다.

▽안내면 ‘채찍’=충북 충주시는 지방세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 체납자의 봉급은 물론 체납자가 가입한 보험에 대한 압류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4월 12일부터 711명에게 6억8400여만원의 체납액 납부를 독촉한 시는 조만간 보험금 압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천시는 1일 경기 부천시 주상복합아파트 당첨자 중 지방세를 체납한 인천시민 22명(체납액 2743만여원)에 대해 분양권을 압류했다. 인천시는 앞서 4월에는 서울 용산 시티파크 당첨자중 지방세 2200여만원을 체납한 석모씨의 분양권을 압류하기도 했다.

울산시는 인권침해 소지가 다소 있더라도 조세형평과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금년 내에 시군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체납자 실명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자체들은 자동차 번호판 압류 등 전통적인 방법 외에 상습 체납자 행정규제 강화, 신용카드 결제통장 압류, 고액체납자 출국금지 등 세금을 받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충주시 세정과 징수계 장규식 담당은 “지방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지방세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이런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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