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아이디어로 고속성장한 미국의 100대 중소기업

미국에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많다. 비즈니스위크 선정 ‘2004년 100대 중소기업’에서 1위를 차지한 애완동물 약품 온라인 판매회사인 펫메드 익스프레스의 마크 풀레오 사장이 애완견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비즈니스위크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순발력과 유연성, 혁신 정신, 시장개척 정신, 그리고 행운이 따라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중소기업들을 보면 한결같이 이 같은 요소를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6월 7일자)는 ‘2004년 미국의 초고속성장 100대 중소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중소기업들은 시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일궈냈다. 100대 기업 가운데 1위에 오른 펫메드 익스프레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동원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e메일, 전화, 팩스 등으로 주문을 받아 애완동물용 약품을 신속하게 배달해주는 기업이다. 펫메드 익스프레스는 수의사들이 독점하던 시장을 잠식해 작년에만 87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1∼2003년 3년 동안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02.2%나 된다.

5위에 오른 영캐주얼 의류업체인 에어로포스털 역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중소기업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에어로포스털은 10대 초중반의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의류소매업체.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이 회사는 96년 미국의 유명 백화점 메이시의 사장을 지낸 줄리안 가이거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경쟁이 치열한 10대 소년 의류 시장을 피해 10대 초반의 소녀 고객으로 타깃 층을 바꾼 것이 주효한 것. 10대 소녀 고객이 옷을 살 때 쓰는 돈이 40달러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제품 가격을 이 가격대에 맞춘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결국 매장 수가 100여개에 불과하던 에어로포스털은 현재 494개의 매장을 갖춘 중견 의류체인으로 성장했다.

19위에 오른 셔플 마스터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83년에 설립된 셔플 마스터는 카지노에서 카드를 나눠주는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3년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연평균 19.8%, 25.2%씩 늘었다.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6880만달러와 1800만달러에 이른다.

셔플 마스터는 카지노에서 보다 빨리, 정확하게 카드를 나눠주는 기계를 개발함으로써 카지노의 이익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노력이다. 프린스턴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마크 요세로프 회장은 매년 매출의 12%를 R&D에 쏟아 붓고 있다.

수영장 용품 전문업체인 SCP풀(39위)은 저금리 추세에 맞춰 주택구입 수요가 늘어날 것을 미리 알고 수영장 용품 시장 선점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미국에는 수영장을 갖춘 집들이 많기 때문.

컨설팅업체인 이코노미 닷컴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중소기업들은 과거에는 침체된 경제에서 내수를 어느 정도 유지해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초고속 성장 10대 중소기업 현황
순위	기업	업종	매출 (백만달러)	순이익 (백만달러)
1	펫메드 익스프레스	온라인 애완동물 약품 판매	87.4	6.2
2	유니버설 테크니컬 인스티튜트	자동차 엔지니어 교육	210.2	23.2
3	UOPX	온라인 화상교육	664.2	145.4
4	멀티미디어 게임스	전자도박업체	427.4	32.0
5	에어로포스털	10대 전문 의류업체	734.9	54.3
6	헤드워터스	에너지 관련 서비스업	433.9	50.5
7	코린시안 칼리지	직업교육 프로그램 운영	726.1	80.6
8	치코스 파스	여성전문 의류업체	768.5	100.2
9	유사나 헬스 사이언스	건강보조식품	220.9	23.5
10	코치	가죽의류 제조업체	1214.5	225.9
매출과 순이익은 2003년 실적. - 자료:비즈니스위크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